[백나영기자] 잉크젯 프린터가 기업용 프린팅 시장을 넘보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휴대용 기기의 보급으로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프린팅 수요가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자 기업용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14일 업계에 따르면 프린터 제조업체들은 잉크젯 프린터로 기업용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프린터 시장에서 잉크젯 프린터는 소비자용 시장에서, 레이저 프린터는 기업용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제품군이었다.
국내 잉크젯 프린터 시장의 규모는 121만대 수준. 그 중 약 30%인 36만대 정도가 기업용 잉크젯 프린터 시장이다. 60%에 해당하는 72만대가 일반 가정에서 사용된다. 레이저 프린터의 경우 지난해 출하량 100만대 중 기업용 시장과 소비자 시장의 비율이 70대 30정도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잉크젯과 레이저 프린터가 각각 다른 시장에서 선호됐던 이유는 출력방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잉크젯 프린터는 프린터 헤드가 좌우로 움직이면서 잉크를 미세한 구멍의 노즐을 통해 종이에 분사하는 방식이다. 헤드가 움직이면서 한 줄씩 잉크를 뿌리기 때문에 출력시간이 길다. 반면 전력 소비가 적고 장당 출력비용이 낮아 주로 가정에서 많이 사용돼왔다.
◆레이저만큼 빨라진 잉크젯…기업시장 수요도 증가세
레이저 프린터는 고체 분말의 토너가 레이저 빛을 받아 전자를 발생시키고 전자에 따라 뿌려진 분말이 열에 의해 종이에 고착된다. 레이저는 한 번에 한 페이지씩 인쇄가 가능하기 때문에 인쇄 속도가 빨라 인쇄량이 많은 기업에서 주로 쓰였다.
하지만 소비자용 프린터의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해당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잉크젯 프린터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기업에 적합한 잉크젯 복합기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기업용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최근 들어 잉크젯 프린터의 인쇄방식이 상당 부분 개선되면서 출력속도가 레이저 못지않게 빨라졌고, 유지비용이 낮다는 점도 강점으로 부각되면서 실제 기업 시장에서 잉크젯 프린터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분석기관 인포트렌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용 잉크젯 제품의 보급률은 2011년 1천470만대에서 2016년 1천890만대로 연평균 5.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가정용 잉크젯 제품의 경우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기업 시장에서는 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잉크젯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잉크젯 복합기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 다양한 잉크젯 복합기 선보여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은 지난 2월 잉크젯복합기·프린터 제품군 10종을 대거 출시했다. 주요 제품들은 최대 35매 적재 가능한 통합형 양면 ADF를 장착했으며, 자동양면 복사 기능을 지원해 용지절감 효과를 준다. 또 새로운 XXL 잉크 탱크 탑재로, 2.6배 이상 프린트 속도를 향상시켰으며 잉크 탱크 교체수도 줄여준다.
한국엡손은 '잉크탱크 시스템'을 장착한 복합기를 선보이고 있다. 잉크 탱크 시스템은 기존 잉크 카트리지 형태의 제품과는 달리 대용량 정품잉크를 주입할 수 있는 잉크 공급 장치를 외부에 장착해 잉크 주입과 잉크 교체에 대한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그 중 신제품 M시리즈는 장당 출력비용이 5원으로 낮은 유지비를 지원하며 분당 최대 흑백 34장까지 출력 가능해 레이저 프린터 못지않은 출력 속도를 제공한다.
HP는 분당 최고 70매의 인쇄 속도를 지원해 가장 빠른 데스크톱 프린터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오피스젯 프로 X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HP의 차세대 잉크젯 플랫폼인 페이지와이드 기술로 종이와 같은 크기로 제작된 프린터 헤드를 사용하도록 해 인쇄 중에 프린터 헤드가 움직일 필요가 없도록 설계했다. 또 회사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공략하기 위해 통합 문서 솔루션도 지원한다.
한국HP관계자는 "기존 레이저 프린터 보다 2배 빠른 속도와 50% 절감된 비용을 보장하는 제품"이라며 "오피스젯 프로 X 시리즈를 앞세워 레이저 제품군이 점하고 있는 기업용 시장에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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