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강기정·이용섭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착수키로 해 '김한길 독주'로 흘러온 판세에 막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강·이 후보는 21일 전남 화순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본격적인 당원 투표 시작 전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강 후보), "아름다운 단일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이 후보)며 후보 단일화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두 후보는 이번 주 중 실무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 방식은 본선 방식인 '대의원 50%, 권리당원 30%, 일반국민 여론조사 20%'이지만 대의원·권리당원 상대 여론조사 등이 거론되며, 시기는 '이달 말까지'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는 전당대회 초반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후보의 대세론에 맞서기 위해선 범주류 단일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 안팎에서는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낼 경우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체 후보를 내지 못한 친노 주류 측이 김 후보 보다는 단일 후보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후보가 "단일화는 명분이 중요한데 두 사람의 단일화를 국민이 어떻게 볼지 걱정된다"며 사실상 강·이 후보의 단일화를 '명분없는 단일화'로 규정,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파장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김 후보는 "지난해 6.9 전당대회 때 (이해찬-박자원) 담합에 패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강·이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김한길 대세론'이 꺽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관측의 중심에는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있다.
안 후보의 여의도 입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 여론이 민주당 보다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당내에서 안 후보를 끌어안을 수 있는 인물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선 과정에서 안 후보와 관계가 소홀해진 주류 측 보다 비주류 측 김 후보에 힘이 실릴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근거다.
이밖에도 이번 전당대회에 대선 패배 후 '친노 심판론'이 작용하고 있다는 점, 강·이 후보가 단일화를 하더라도 지지율이 온전히 합산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판세를 예측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친노 주류 측 윤호중 후보는 2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강·이 후보의 단일화가 두 후보 지지율을 단순히 합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예측불허"라고 내다봤다.
<사진=김한길 후보(왼쪽), 강기정 후보, 이용섭 후보(시계 방향 순으로)>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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