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박근혜 대통령 방미 기간 중 전격 경질된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은 지난해 18대 대선 직후 당선인 수석대변인에 발탁되면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인선'이었기에 윤 대변인은 정치권 안팎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윤 대변인의 행보는 순탄치 못했다.
언론인 출신인 윤 대변인은 대선 기간 인터넷 블로그 '칼럼세상'을 운영하며 '보수논객'으로 활동해 왔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 등 야권 인사들을 원색 비난하는 등 극우 편향된 부적절한 발언이 사실이 드러나 임명 직후부터 자진 사퇴 압박을 받았다.
윤 대변인은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주요 인선 발표시 '철통 보안'을 강조하기 위해 인선안이 들어있는 밀봉된 봉투를 발표장에서 뜯어 '밀봉인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인수위 대변인 시절에는 '1인 기자' '단독 기자'를 자처하며 취재 편의를 돕겠다고 선언했지만 지나치게 보안을 강조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기삿거리가 안 된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특히 윤 대변인은 '정치부 기자생활 30년'을 토대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 때문에 취재진으로부터 "폴리널리스트의 행태가 언론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다", "개인사 안 물어봤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수위가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게 된 이유가 윤 대변인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윤 대변인은 초대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한 번 쓴 사람 믿고 쓰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인선이었지만, 윤 대변인이 인수위 대변인 시절과 같은 기조를 이어가면서 '불통'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에 친박계 내부에서 조차 박 대통령을 따라다녔던 '불통' 이미지가 윤 대변인에 의해 두드러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윤 대변인은 새 정부 출범 75일만인 10일 '성추행 의혹'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채 말 많고 탈 많았던 대변인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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