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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육성 2.0]①벤처시대, 다시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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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벤처가 화두…어떻게 키우나

"모든 길은 창조경제로 통한다!"

박근혜정부가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창조경제'를 천명하면서 대한민국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박근혜정부보다 한 달 늦게 출범한 중국 시진핑정부는 신기술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 이미지 혁신과 가치창조적인 경제성장을 이끌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IT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바짝 추격해 오는 중국을 뿌리치고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창조경제'가 우리 경제의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사실은 자명해 보입니다.

현재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 정부는 전방위적으로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육성은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이자 숙제라는 게 정부 뿐 아니라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이에 아이뉴스24는 현 시대에 맞는 벤처 중흥의 올바른 길, 즉 '벤처 육성 2.0'의 길을 제시합니다. 벤처기업 육성의 토양이 될 벤처투자시장을 집중 조명하고 새 정부 정책과 공동 보조를 맞춘 금융권의 창조금융 실태도 진단합니다. 창조경제와 만나 업그레이드중인 벤처 육성의 현장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혜경기자] 다시 '벤처'가 화두다.

박근혜정부의 캐치프레이즈인 '창조경제'의 개념이 불명확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키워드를 꼽아보면 'ICT(정보통신기술)'와 '벤처'가 추려진다.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를 다시 융성시키기 위해 ICT와 벤처 부흥을 그 수단으로 삼겠다는 것이 새 정부의 속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하듯 정부 부처들은 청와대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꾸준히 창조경제 지원, 벤처 투자 확대 등에 대한 청사진을 줄줄이 쏟아내고 있다.

'구호'만 넘친 게 아니다. 자금과 제도도 꿈틀대고 있다. 벤처기업들에 '실탄'을 제공하고, 발목을 잡던 '규제 대못 뽑기'를 위한 구체적인 액션에도 나서고 있다.

벤처 활성화에 필요한 핵심요건이라면 넉넉한 투자재원, 우호적인 정부 정책, 창업가 정신 확산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관련한 활력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올해 벤처투자 1조5천억…13년 만에 최대 전망

먼저, 자금 부분을 살펴보자. 벤처캐피탈협회에서 추정한 올해 신규 벤처투자시장 규모는 1조5천억원에 이른다. 2000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다. 1차 IT벤처 붐이 일었던 DJ 정부 때인 지난 2000년의 2조211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벤처캐피탈의 주요 투자원천 중 하나인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금은 올해 4천680억원이 잡혀있다. 이 출자금은 올해 벤처투자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모태펀드 출자금은 벤처캐피탈들을 통해 벤처기업들로 흘러가게 된다. 새 정부 들어 새내기 벤처에 대한 투자 강화 목소리가 높아 이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정부의 벤처 육성정책도 전 방위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정부는 벤처활성화 종합 대책을 통해 당근을 내놓은 상태다. 세제 지원, 투자펀드 조성, 투자 회수 시장 활성화 등 각종 지원책을 망라해 발표했다. 세제 지원 측면에서는 벤처기업 매각시 양도소득세 혜택을 주고, 엔젤 투자시 소득공제 혜택을 상향 조정했으며, 매각에 따른 증여세 면제나 감면을 해주기로 했다.

투자 펀드 조성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했다. 크라우드펀딩(일반 국민에게 소액자금을 모집해 투자하는 방식), 성공 벤처의 후배육성 펀드 조성, 전문엔젤투자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그외 지식재산권(IP) 투자 펀드(사업아이디어나 브랜드 가치에 투자), 메자닌 투자(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과 채권의 중간형태 투자) 펀드 등의 도입도 추진중이다.

벤처 투자에 대한 적극성은 정부와 정부출자기관에서 두드러지지만, 민간 금융권에서도 벤처투자 확대 움직임이 관측된다.

지난 4월 KB금융그룹이 발표한 'KB 요즈마 창업지원 펀드'가 대표적이다. 4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이 펀드에 대해 KB금융그룹은 "자본과 담보 능력 없이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출발하는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다"고 소개했다. 정부 방침과 궤를 같이 한다.

◆투자금 회수 시장도 '봄 기운'

정부자금이든 민간자금이든 밑 빠진 독에 물 붓지 않으려면 투자금 회수 시장의 활성화가 필수다.

투자금 회수 시장도 봄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우선 벤처·중소기업들의 주 무대인 코스닥 시장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호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기업들이 포진한 코스피 시장이 같은 기간 죽을 쑤는 동안 코스닥은 사상 최고 기록을 연달아 새로 써나가고 있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는 벤처 투자 심리에 긍정적이다. 상장된 벤처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해 투자금을 쉽게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스닥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살리고자 한국거래소 이사회에서 코스닥을 분리하고, 상장요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의 활성화 뿐 아니라 ▲코넥스(KONEX) 출범 ▲성장사다리펀드 조성 등 또 다른 투자금 회수 지원책이 제시되는 것도 주목된다.

코넥스는 코스닥기업보다 어린 초기 벤처를 위한 주식시장으로, 올 6월 출범을 준비중이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초기 벤처의 위험성을 감안해 기관 등 전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코넥스는 초기 벤처의 자금난을 해결하고, 투자자의 자금 회수를 돕는 역할이 기대된다.

성장사다리펀드도 관심이다. 이 펀드는 중소기업 M&A 인수금융 공급, 세컨더리 펀드 결성 등을 지원하는 자금으로 쓰일 예정으로, 중기청과 금융위가 조성하고 있다. 성장사다리펀드는 3년간 총 6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정책자금과 민간자금이 함께 출자한다.

이 모든 움직임은 '출구를 확실하게 마련해 줄 테니 걱정 말고 투자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금융위는 공신력 있는 기술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기술기업과 금융회사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도 줄이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은행권 대출도 전보다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11일 총액한도대출의 한도를 12조원으로 늘렸다. 기존 대비 3조원 증가한 수치다. '우수 기술을 보유한 업력 7년 이내 창업기업 지원' 용도로 내놓은 것이다. 한은은 과거 사례로 미뤄볼 때, 이번 조치로 은행권의 벤처·중기 대출이 최대 12조원 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벤처, 어떻게 키우나

벤처를 키울 '돈맥'은 상당한 규모로 뚫릴 전망이다. 그러나 재원이 많아도 그 돈이 벤처기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제대로 사업화시키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눈먼 돈'이 된다. 관건은 벤처를 '어떻게 키울 것이냐'다.

정부의 ICT 정책을 총괄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민행복 프로젝트'를 통해 R&D 성과를 신비즈니스로 엮겠다는 생각이다.

그림은 이렇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이를 대학·출연硏에서 분석하고, 실용적인 기술로 만들거나 사업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의 컨설팅을 더하고,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친다. 그 결과물을 공공 구매하거나 창업지원해 사업으로 연결시킨다는 복안이다.

금융위원회는 산하에 있는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기술기업에 대한 기술컨설팅, 거래 알선, 투자·금융지원 등 종합 서비스 제공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청년창업지원센터를 활용해 창업컨설팅과 교육을 해서 교육 이수자에 보증지원을 우대해 '준비된 창업자'를 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중소기업청과 기획재정부는 벤처-중기에 참여할 수 있는 공공사업의 문호를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벤처정신은 어떻게 북돋나

자금, 그리고 지원 시스템이 마련됐다면, 벤처기업이 움직여야 한다. 즉,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평생 잘릴 염려 없는 공무원 시험 합격을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는 요즘, 사람들을 벤처기업 창업으로 이끌 요인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정부는 '성실한 실패의 재도전 지원'을 하겠다고 나섰다.

금융위는 연대보증 폐지 등 성실한 실패 재도전 지원, 재창업 지원 활성화 등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시 말해 "한번의 경영 실패가 퇴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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