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애플이 3일(현지 시간)부터 또 다시 법정 공방을 벌인다. 이번엔 전자책 가격 담합 혐의를 놓고 미국 정부와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된다.
애플의 전자책 가격 담합 혐의 관련 재판에 뉴욕 맨해튼에 있는 연방법원에서 3일부터 시작된다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이슈는 애플이 출판사들과 공모해 전자책 가격을 올렸는지 여부. 법무부는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가 생전에 주고 받은 이메일에서 담합 혐의를 입증할 중요한 단서를 찾았다면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5대 출판사는 이미 혐의 인정
이번 소송은 지난 해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법무부는 애플이 하퍼콜린스를 비롯한 미국 5대 출판사와 담합해서 전자책 가격을 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가격 담합을 한 것은 아마존 때문이라는 게 법무부 판단이다. 당시 아마존은 대부분의 전자책 신간들을 9.99달러에 판매하면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현재 아마존은 전자책 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애플과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출판사 중 사이먼&셧스터, 하퍼콜린스, 아세트 북 그룹 등은 법무부가 제소하자 마자 곧바로 정부와 합의를 했다. 펭귄, 맥밀란 등 다른 두 곳도 법무부가 제소한 다음 달 합의했다.
따라서 이번 소송에선 단순히 애플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느냐는 부분을 다루는 데 머무르지 않을 전망이다. 그 부분 못지 않게 전자책이 출판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왔는지와 관련된 광범위한 이슈들이 거론될 가능성이 많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아마존, 반스앤노블 등 출판계의 거물들이 대거 증인으로 출두할 전망이다. 또 지난 2011년 사망한 스티브 잡스 전 CEO가 출판업계 관계자들과 주고 받은 이메일도 중요한 증거자료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패소 땐 전자책 가격 대폭 하락
이번 소송은 전자책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판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자책 시장을 둘러싼 애플과 아마존의 경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패소할 경우 전자책 가격이 대폭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
물론 애플 측은 담합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정부가 잘못된 증거를 토대로 자신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올싱스디지털 주최 컨퍼런스에서 애플의 CEO 팀 쿡은 최근 올싱스디 컨퍼런스에서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면서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애플이 이번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과 협의를 했던 출판사들조차 혐의를 인정하고 정부와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은 싸울 돈도 충분한 데다 지켜야할 브랜드도 있지만 이번 건은 (그 동안 겪었던 재판보다) 훨씬 큰 사안이다"고 지적했다.
최근 애플은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데다 세금 이슈까지 물려 있어 곤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자책 담합 혐의까지 인정될 경우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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