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외국인 매도세에 삼성전자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6일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에 이어 모건스탠리마저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출하량이 오는 3분기 기대를 밑돌아 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리포트를 내놓은 것이 매도세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세가 갤럭시S4 우려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실적 개선 추세 지속에 대한 의구심과 한국 비중 축소 전략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53%(3만6천원) 빠져 138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약 23만4천100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약 84만9천10주, 1조2천181억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 기간 동안 증발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만 19조2천963억원에 달한다.
박정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이후 5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기록해 온 삼성전자가 그 추세를 이어갈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작년 1분기 이후 삼성전자의 실적은 항상 시장 전망치보다 높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연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과연 있는가라는 반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금융위기 이후 소비재기업으로 변신하는 과정이라는 점과, 최근 들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업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2분기 삼성전자가 실적 쇼크를 낼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갤럭시S4 판매 둔화 우려는 사실상 명분에 불과하다"며 "외국인이 한국 비중 축소를 위해 삼성전자를 팔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도 주목된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30%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한국 비중을 줄여야 외국인이 다른 지역에도 투자를 할 것 아니냐"며 "한국 비중 축소를 위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파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한국 비중 축소 전략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비중을 줄이려고 한다면 보유 물량이 많은 삼성전자를 매도해 비중을 축소할 수도 있다"며 개연성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외국인 수급의 전체적인 흐름을 봐야 한다"며 그럴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양적 완화 조기 종료 우려로 외국인이 신흥 시장에서 돈을 빼고 있는데, 한국시장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것이다. 통화정책 불확실성 우려 등으로 외국인이 방향성을 잃어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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