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갤럭시S4가 내년 초 열리는 삼성과 애플의 2차 특허전쟁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갤럭시S4 포함 여부를 놓고 한 치 양보 없는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다.
애플이 12일(현지 시간) 갤럭시S4를 2차 특허 소송 대상 품목에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를 담은 문건을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법원에 제출했다고 특허전문 사이트인 포스페이턴츠가 보도했다.
애플이 이날 제출한 문건은 갤럭시S4를 소송 대상에 포함시켜선 안 된다는 삼성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은 이 문제를 놓고 오는 25일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는 재판을 이끌고 있는 루시 고 판사 대신 폴 그레월 행정판사가 주관하게 된다.
◆삼성 "아이폰4S건과 모순" vs 애플 "완전히 다른 사안"
이날 애플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삼성 주장을 반박했다.
우선 애플은 삼성이 갤럭시S4 추가 반대 명분으로 내세운 '에스토펠 원칙'을 문제 삼았다. 에스토펠이란 과거의 언행과 모순되는 주장을 금지하는 영미법상의 원칙이다.
삼성은 지난 해 열린 1차 특허 전쟁 때 애플 최신 폰인 아이폰4S를 소송 대상에 포함시키려다가 애플의 반대로 실패한 적 있다. 삼성이 '에스토펠 원칙'을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애플이 이제 와서 삼성 최신 폰을 추가하는 것은 지난 해 자신들이 보였던 행동과 모순되는 처사라는 것이 삼성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애플은 두 가지는 사안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해 표준특허 위반 때 구형 아이폰 모델이 문제가 된 것은 인텔과 인피니언 칩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이폰4S는 애플 제품으론 처음으로 퀄컴 칩을 탑재했기 때문에 구형 모델과는 완전히 달랐다는 것.
이에 반해 갤럭시S4는 이전과 같은 소스코드를 이용했기 때문에 이번 소송에 추가하더라도 이전의 주장과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고 애플 측은 강조했다.
애플은 갤럭시S4가 인기를 끈 것은 이번 소송과 관련 없는 새로운 기능 덕분이란 삼성 주장도 문제 삼았다. 그런 주장은 법정에서 직접 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소송 대상을 압축하라는 루시 고 판사의 명령을 놓고도 두 회사는 상반된 해석을 나타냈다. 삼성은 법원 제출 문건을 통해 루시 고 판사의 명령은 이미 제소된 품목 중 대상을 몇 개로 줄이라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루시 고 판사의 명령은 소송 대상 품목 전체 숫자를 몇 개 이하로 하라는 의미라고 맞섰다. 애플은 이와 함께 갤럭시S4를 소송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다른 제품을 제외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갤럭시S4 포함될 경우 소송규모 엄청나게 확대
삼성 최신 폰인 갤럭시S4는 출시 첫 달에만 1천 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따라서 갤럭시S4 포함 여부에 따라 소송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애플이 갤럭시S4를 소송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의 의도대로 갤럭시S4가 소송 대상에 포함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이 삼성을 제소한 지 1년 여가 지난 뒤 출시된 제품인 데다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루시 고 판사 역시 '판을 키우는 것'을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페이턴츠 역시 "소송 대상 품목을 줄이라고 한 명령한 루시 고 판사의 의중은 삼성이 생각하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소송은 애플이 지난 해 초 삼성 갤럭시 넥서스를 비롯한 7개 제품을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해 8월 배심원 평결이 나온 뒤 최근 1심 최종 판결이 난 소송과는 다른 사안이다. 사실상 삼성과 애플 간의 2차 특허 소송인 이번 재판은 2014년 봄 시작될 예정이다.
루시 고 판사는 지난 4월 각각 22개인 소송 대상 제품을 10개로 줄이고 쟁점 특허권도 5개로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따라서 오는 25일 열리는 청문회에선 '소송 대상 10개'를 어떤 방식으로 정할 지를 놓고 또 한 차례 열띤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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