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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 끝?…삼성-하이닉스 특허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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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영향 줄 것인지도 주목

[박웅서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제휴는 특히 양사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크로스 라이선스는 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상대 기업에 제공하고, 또 그 기업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계약과 관련, 구체적인 로열티나 기간 등 구체적인 부분은 밝히지 않고 있으나 양사의 특허 공유에 따른 효과 및 파장은 적잖을 전망이다.

먼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특허 공유로 혹시 모를 분쟁소지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서로의 특허를 공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특허 침해 논란이나 특허괴물 등의 공격 등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 것.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갑자기 계약이 이뤄진 게 아니라 이전부터 논의는 계속 진행돼 왔다"며 "양사가 당장 눈에 보이는 분쟁소지가 있었다기보다 같은 업계이다보니 부딛칠 수 있는 가능성 있기 때문에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킨 게임 끝난 메모리 업계, 변동성 더 줄어드나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각각 1, 2위에 해당할 만큼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특허공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D램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70%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2년말 기준 D램 시장의 독과점 수준을 나타내는 허핀달-허쉬만(HHI)지수는 과점적 시장을 의미하는 3000선에 육박해 시장집중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시장에 경쟁자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변동성이 적어졌다는 뜻이다. 특히 시장 1, 2위가 서로 힘을 합치면 그 시장은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성장을 원하는 다른 경쟁자들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셈이다.

앞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동수 사장도 반도체 시장과 관련 "이제 수요, 공급단이 줄어들면서 서로 예측이 가능해져 치킨게임이 필요 없어졌다"며 "반도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단의 각 업체들이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서로 무리한 경쟁을 하는 경우가 사라지는 '자율보정능력'이 높아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더욱이 삼성과 하이닉스의 이번 계약은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와 4위 미국 마이크론이 합병 절차를 밞으며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마이크론이 오는 8월 엘피다 합병을 완료하기 되면 이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 SK하이닉스와 경쟁할 수 있는 덩치를 갖추게 된다.

결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경쟁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3' 구도로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 업체간 특허공유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이미 마이크론과도 특허 공유"

그러나 삼성전자측은 이번 크로스 라이선스가 시장 독과점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과거에도 주요 반도체 업체와 이같은 계약을 맺었기 때문.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10년 마이크론과도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했고 그 계약이 아직도 유효하다"며 "SK하이닉스와의 이번 계약이 시장의 독과점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이번 특허계약으로 다른 업체들이 문제가 생길 것은 없고, 중요한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간 잠재적인 분쟁 가능성을 해소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반도체 시장에서 업체간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건이 미국 램버스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 및 특허 소송. SK하이닉스는 최근에서야 미국 램버스와 포괄적 특허 라이선스를 체결하며 지난 2000년도부터 이어진 소송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를 합친 전체 반도체 시장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1분기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 1위는 인텔이지만 삼성전자가 2위로 바짝 뒤쫓고 있고, SK하이닉스는 6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와 6위 업체의 특허 연합이라는 점에서 1위 인텔의 견제효과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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