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국정원 국정조사와 관련해 여야가 정면대결에 돌입하면서 정치권의 여론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국정조사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11일 국정원 여직원 사건 현장에 있었던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이 제척 사유에 해당된다며 두 의원이 사퇴하지 않으면 어떠한 국정조사 일정을 진행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김현·진선미 의원은 이같은 여당의 사퇴 요구를 즉각 거부했다. 당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로서 공정 선거를 감시한 것은 정당하며, 새누리당이 국정원의 불법 선거 운동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민주당 전-현직 의원 11명을 고발해놓고 국정조사 위원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정치 공세라는 것이다.
이처럼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면서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는 국민적 여론의 향배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터지면서 국민들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정치권이 함께 국정원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데 힘을 실었다.
따라서 여야가 국정조사의 증인 채택도 하기 전에 제척 논란으로 파행을 벌이면서 점차 비판 여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국민의 선택에 따라 여야 어느 한 쪽이 결국 양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정조사 실행계획서를 채택하기 위한 10일에도 여야는 치열한 논쟁을 벌이며 서로를 공격했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을 교체하면 바로 일주일 이내에 기관 보고에 들어갈 정도로 준비가 됐다"면서 "이는 시간 연장책이 아니라 법을 준수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라고 공세를 펼쳤다.
권 의원은 "지난 2008년 미국 쇠고기 국정조사에서도 민주당 송민순 의원이 특위 위원이었지만 새누리당이 송민순 의원이 쇠고기 협상 당시 주무 장관이었다고 해 민주당이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민주당 의원 11명을 고발한 행위는 피의자가 피해자를 억지 고소해 면책하려는 소위 쌍피 작전과 다를 바 없다"며 "이는 조폭이나 사기꾼들이 쓰는 수법"이라고 반발했다.
진 의원은 또 "새누리당이 법적 요인이라며 제척 사유를 이야기했지만 이는 고발인과 피고발인 모두를 지칭할 수 있어 저를 고발한 새누리당 모두가 이에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저는 심지어 당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5분간 경찰 관계자와 선관위 관계자, 현장 기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바로 현장을 떠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사진=국회 국정원 국정감사 특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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