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추락하는 시장에선 제자리만 지키고 있어도 성공이다. 2분기 PC 시장에선 레노버가 그랬다.
2분기 세계 PC 출하량이 10% 이상 감소한 가운데 중국 레노버가 5대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 해 수준에 근접한 실적을 기록했다. 덕분에 레노버는 휴렛패커드(HP)를 제치고 시장 1위 업체에 등극했다고 올싱스디지털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10일(현지 시간) 가트너, IDC 등 시장 조사기관들을 인용 보도했다.
레노버가 HP를 제친 것은 지난 해 3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당시 레노버는 가트너 집계에서만 1위를 차지했고 IDC 자료에선 HP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가트너 집계선 0.6% 감소…HP는 4.8% 뚝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레노버는 지난 2분기에 PC 126만7천대 가량을 출하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127만5천대에 비해 0.6% 가량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경쟁자들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해 2분기 130만 대 가량을 출하했던 시장 1위업체 HP는 올해는 124만대 수준으로 4.8% 가량 감소했다.
이 차이가 두 업체의 운명을 바꿨다. 덕분에 레노버는 16.7%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16.3%에 머문 HP를 제치고 세계 PC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델도 출하량 감소율을 3.9% 수준에서 막은 덕분에 에이서에게 3위 자리를 빼앗았다.
반면 에이서와 에이수스 등 대만 업체들은 각각 출하량이 35.3%와 20.5% 가량 줄어들면서 나란히 4, 5위 자리를 차지했다.
가트너는 지난 2분기 세계 PC 출하량이 7천600만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 8천500만 대에 비해 10.9%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IDC 집계서도 점유율 0.3%P 차로 HP 앞서
또 다른 시장 조사기관인 IDC 역시 2분기 PC 출하량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IDC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분기 PC 출하량은 7천500만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 출하량 8천500만대에 비해 11.4% 가량 감소했다.
업체별 집계에선 역시 레노버가 1위를 기록했다. 레노버의 2분기 PC 출하량은 1천260만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 1천280만대에 비해 1.8% 가량 감소했다.
반면 지난 해 같은 기간 1천340만대를 출하했던 HP는 이번엔 1천230만대로 7.7%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레노버는 시장 점유율 16.7%로 16.4%에 머문 HP를 근소한 차로 제쳤다.
IDC 집계에서도 델, 에이서, 에이수스 등이 나란히 그 뒤를 이었다.
가트너와 IDC는 이번 분기 PC 출하량이 11%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사상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던 지난 1분기에 비해선 그나마 나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PC 시장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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