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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낸드 對 SK하이닉스, 16나노 첨단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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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첫 양산, 주도권 경쟁 심화…"기술 우위 비교 어려워"

[박웅서기자] SK하이닉스가 업계 처음으로 16㎚(나노미터) 미세공정을 적용한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했다. 당초 예상보다 조금은 빠른 움직임으로 초기 납품업체도 정해졌다.

삼성전자가 16㎚ 미세공정을 건너뛰고 3D 수직구조의 'V낸드' 공정을 본격화 한데 따른 대응이라는 분석도 있다. 첨단 공정을 둘러싼 낸드플래시 세계 1위와 3위 싸움이어서 주목된다.

19일 일렉트로IQ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SSD 스토리지 업체 스카이에라(Skyera)는 최근 SK하이닉스로부터 16나노 낸드플래시 제품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회사는 SSD 기반 기업용 스토리지 제품 '스카이이글'에 SK하이닉스의 16㎚ 낸드플래시를 사용할 계획이다.

스카이에라 라도슬라브 다닐락 CEO는 "이번 제휴는 각각 낸드플래시 시장과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들이 결합한 흥미로운 파트너십"이라며 "양사가 교환하는 정보는 미래 기업용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에 엄청난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14.6% 점유율로 미국 마이크론(11.7%)을 제치고 낸드플래시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이번 16㎚ 낸드플래시 생산으로 업계 1위 삼성전자(37.8%), 2위 도시바(28.7%)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 미세공정 vs 3D 수직공정 '맞불'

SK하이닉스가 양산에 돌입한 16㎚ 낸드플래시는 64Gb(기가비트) MLC(멀티레벨셀) 제품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대용량 메모리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낸드플래시 10㎚대 미세공정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을 추진해왔다. 보통 20㎚대에서 10㎚대로 공정이 미세화되면 생산성이 약 30%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16㎚ 낸드플래시 양산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앞서 마이크론이 16㎚ 공정으로 128Gb MLC 낸드플래시 생산에 들어갔으나 샘플 칩 수준이었다.

업계 1위 삼성전자도 16㎚ 공정을 적용한 낸드플래시 양산은 없었다. 대신 기존 19㎚에서 바로 3D 수직구조를 적용한 'V낸드'로 방향을 틀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3차원 수직구조를 적용한 128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3차원 수직구조를 적용한 일명 'V낸드'는 메모리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 올린 3D 낸드플래시다. 기존 20㎚급 단층 구조 제품 대비 집적도가 2배 이상 향상됐으며 쓰기속도도 2배, 셀 수명인 쓰기횟수 또한 2~10배 이상 대폭 향상됐다. 소비전력 역시 절반으로 크게 줄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신 공정인 V낸드 양산이 본격화 되면서 하이닉스가 이에 대응, 16㎚ 양산일정을 앞당긴 기는 등 경쟁을 본격화 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개발은 이미 상반기에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고, 스카이에라는 여러 공급업체 중 하나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공정 미세화와 3D 수직구조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 주도권 경쟁 가열…"단순비교 어려워"

SK하이닉스의 16㎚ 미세공정과 삼성전자의 3D 수직구조 공정 중 어떤 게 더 우세한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 기존 2차원 공정에서 3차원으로 넘어가면서 예전 방식대로 비교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3D 적층 기술 개발과 기술 한계 극복을 위한 공정 미세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낸드플래시 공정이 3D 수직구조로 가야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SK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 등도 올 연말 또는 내년 상반기 3D 낸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도시바 등도 10㎚급 공정에서 발생하는 간섭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3D 적층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체별로 SK하이닉스는 SMArT, 도시바는 BiCS라고 부른다. 이 부분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빨리 양산에 성공,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셈이다.

반면 기존 방식에서도 추가적인 공정 미세화가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16㎚ 낸드 양산은 바로 이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낸드 업계 2위 도시바와 4위 마이크론 역시 16㎚ 공정의 낸드플래시 양산을 준비 중으로 SK하이닉스가 한 발 앞서 양산에 성공한 것.

업계 관계자는 "과거 마이크로미터에서 나노미터 단위로 공정을 전환할 때도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국 해냈다"며 "지금보다 더 공정이 미세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내년 말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99%가 10㎚급 공정에서 생산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울러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말 10㎚급 낸드 비중이 67%로 올라가며 같은 기간 도시바의 10㎚급 낸드 비중은 74.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 268억달러 규모에서 올해 12% 성장한 30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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