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청와대에 전달한 항의 서한에서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에 빗댄 것을 두고 여권 전체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사진) 원내대표는 2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야당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청와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면서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와 비교한 것은 '귀태 발언'에 이어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대국민 흑색선동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1960년 자행된 3.15 부정선거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될 정도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불법 선거였다"며 "그러나 온 국민이 다 동의하는 대로 지난 대선은 역대 어느 대선보다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졌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아울러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막 국정조사가 종료된, 말 그대로 확정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는 의혹에 불과한 사건"이라며 "작년 대선을 부정선거에 비교하는 것은 박근혜정부를 탄생시킨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고 대선 불복 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원내대표는 "정국을 또다시 혼란에 빠트리고 국정 발목을 잡는 이번 사태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에 빗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국민 선택을 왜곡하고 현 정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 역시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에 비유하는 것은 국민들의 수준을 60대 수준으로 보는 것이고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자 국민들을 모독하는 행태"라고 거들었다.
'귀태 발언' 파문 40여일 만에 불거진 민주당의 설화로 당장 청와대와 야당의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게 됐다.
서한이 전해진 날까지만 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청와대는 이날 이정현 홍보수석이 직접 "금도를 지켜주기 바란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내부적으로는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를 둘러싼 정국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물밑에서 추진돼 온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담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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