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노조의 파업과 주말특근·잔업 거부 등으로 생산차질액이 총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지난주에 이어 오는 26일에도 부분파업을 이어가는 등 파업 수위를 높일 예정으로 생산차질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의 파업, 주말 특근·잔업 거부로 발생한 생산차질 규모가 지금까지 2조203억원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손실 규모다.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 20일과 21일, 23일 총 3차례 부분파업과 잔업거부 등을 벌였다.
노조는 20~21일에는 주간 1·2조가 2시간씩을 부분파업을 했으나, 이후 23일에는 파업 수위를 높여 각각 4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또 24일에는 주말특근도 중단하며 파업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1만5천625대의 차량을 만들지 못해 3천203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오는 26일에도 노조의 4시간 부분파업이 예정돼 있어 총 2만여대, 4천억원가량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는 오는 27일에는 파업하지 않고 사측과의 제 20차 본교섭을 재개키로 했지만, 노사 양측의 입장 차가 현격해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생산차질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노조는 앞서 올 상반기에도 주간 연속 2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바꾼 뒤 주말특근 형태와 임금방안을 놓고 3~5월 총 12주 동안 특근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8만3천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1조7천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87년 설립 이후 1994년과 2009~2011년 등 4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파업을 벌여 누적 생산차질이 120만4천458대, 13조3천73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총 28일에 걸친 전면·부분 파업을 벌여 차량 8만2천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이로 인한 손실이 역대 최대인 1조7천48억원을 기록했다.
사측은 일단 노조의 움직임을 살펴보면서 대응에 나서겠지만, 올해만큼은 협상에서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우선 해외 공장 가동률을 높이면서 피해를 최소화 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의 파업에 대한 원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면서 "실무협상은 이어지는 만큼 지속적으로 타협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2008년 40%에서 2010년 52.1%로 절반을 넘었고, 지난해 56.8%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해외생산 비중이 61.5%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가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새로 짓기로 결정하며 현대차 제3공장 증설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차는 일단 이번 부품공장 신축이 미국내 제3공장 건설 계획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노조가 계속 파업 등으로 문제를 일으킬 경우 해외 생산라인을 집중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이미 전체 생산의 60%가량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국내 생산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이 길어질 경우 미국 3공장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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