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감 주춤"…4분기 BSI 94

[정기수기자] 4분기 기업체감경기가 지난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 산업 현장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2천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4분기 전망치가 기준치(100)을 밑도는 '94'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보다 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지난 분기의 '97'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한 수치다.

기업경기전망지수는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수치화(0~200)한 것으로, 100 미만이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움직임에 따라 우리 경제의 성장판 역할을 해왔던 신흥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면서 "중국경제 성장둔화와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기조 등도 우리 경제의 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4분기 체감경기는 '94'로 같았지만, 낙폭은 대기업(102→94)이 중소기업(97→94)보다 컸다.

수출기업은 '103'에서 '101'로 소폭 하락했지만 기준치를 웃돌아 경기회복 기대감이 아직 더 컸다. 반면, 내수기업은 최근의 소비침체 등을 반영하듯 '96'에서 '93'으로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IT 등 도시형업종이 많은 수도권(104)을 제외한 전지역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 자동차와 조선, 철강산업의 침체를 반영해 동남권과 호남권이 각각 '88', '86'을 기록했고 강원권은 '86'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4분기 기업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 기업들은 '자금사정'(30.3%)을 가장 많이 들어 불황장기화로 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음으로는 '환율변동'(22.5%), '원자재 조달 여건'(21.2%), '미국·중국·유럽 경제상황'(19.8%) 등을 차례로 꼽았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기업 10곳 중 7곳이 '내년 하반기'(38.5%)나 '내후년 이후'(30.9%)를 꼽아 경기회복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회복 중'이라는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대내외적인 여건이 불투명해 향후 우리 경제가 당분간 저성장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경제활성화에 대한 정책의지를 강화해 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고 내년 투자와 신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