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외국인 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외촉법) 개정안이 1일 여야간 막판 줄다리기 끝에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이 추진 중인 1조원대의 외국인 합작투자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외촉법 개정안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합작법인을 세울 경우 50% 지분율로 증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계열사(증손회사)를 설립할 때, 손자회사가 지분 100%를 출자해야 한다는 내용을 완화한 것이다.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SK종합화학과 SK루브리컨츠는 SK의 손자회사. 'SK→SK이노베이션→SK종합화학(SK루브리컨츠)'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두 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지 않은 한 외국인과의 합작사를 설립할 수 없다. 이번 법 통과로 합작투자에 본격 속도를 내게 된 것.
실제로 SK종합화학의 경우 일본 JX에너지와 지난 2011년 합작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울산에 연간 100만톤 규모의 파라자일렌(PX)공장 증설에 나섰지만, 외촉법 개정이 더뎌지면서 사업 추진도 지연돼왔다. SK종합화학은 이미 올 상반기께 PX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SK는 예정대로 JX에너지와 총 투자비 9천600억원 규모의 PX 공장 합작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JX에너지가 투자금액의 절반 가량인 4천800억원을 투자해 PX공장증설이 완료되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SK루브리컨츠 역시 JX에너지와의 합작을 통해 울산에 추진 중인 윤활유 공장 건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투자금액은 3천100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외촉법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합작투자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치권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재계 역시 이번 외촉법 통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회사들만 손자회사가 증손자 회사를 둘 수 없도록 해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들만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외촉법 통과로 인해 기업의 투자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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