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 논의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조기 개헌을 요구하는 등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이 당내에서 개헌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고, 최근엔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강창희 국회의장을 찾아 국회 개헌특위 설치를 요구했다. 강 의장도 이에 긍정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원로 모임인 국민동행도 개헌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덕룡(사진) 국민동행 공동위원장은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 혁신 과제 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지방자치선거 공천 배제와 권력 분산을 위한 개헌"이라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개헌을 지방선거 전에 처리해서 국민 투표를 지방선거 시기와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 집중돼 있어 여야가 극한 대결을 하고 있다. 이런 정치를 막기 위해서는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며 "지방선거 후 개헌을 위한 투표를 또 하지 말고 개헌을 미리 해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도 함께 하면 더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개헌에 대해 유보적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가 화성으로 이사가서 국민과 주파수가 달라서 소통이 안되는 것 아닌가"라며 "개헌은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이고 원칙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2008년 싱가포르에 방문했을 때도 '개헌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며 "지난 대선 때도 정치 혁신을 위해 개헌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는 민생이나 경제가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 의원인 강창희 국회의장도 개헌 기구를 만들고 있고, 개헌을 하자는 국회의원연구회가 120명 정도인데 대부분이 새누리당 소속"이라며 "대통령이 한 말씀을 했다고 갑자기 개헌이 안된다고 하니 새누리당은 대통령 눈에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는 정당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문제에 대해서도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소통을 잘 해왔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앞으로도 그대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소통과 국민들의 소통이 전혀 의미가 다른 것 같아서 답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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