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는 6.4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공약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번 사고가 안전불감증에 따른 인재(人災)를 넘어 국가 재난·안전관리시스템 부실에 의한 관재(官災)라는 비판 여론이 일자, 각 후보들은 관련 대책을 담은 '안전 공약'을 마련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국적 추모 분위기 속 '안전' 공약 외에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이끌어낼만한 이슈가 없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혜훈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1일 ▲한강 안전사고 ▲화재 ▲교통사고 ▲여성 안전사고 ▲수해 ▲식품 유해 등을 예방하기 위한 '네버-포겟(Never-Forget) 안전운동'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또 재난종합상황실과 종합방재센터를 일원화해 서울시장 직속 상설 재난안전대책 전담조직 'Never-Forget 안전본부'로 운영, 재난 발생 시 초기부터 복구까지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몽준 예비후보는 자신의 선거 캠프 사무실에 '시민 안전을 시정 최우선 과제로 삼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최근 참석한 서울 지역 기초단체장·기초의원 경선에서는 "어떻게 안전한 서울을 만들지 마음 자세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 경험하지도,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역시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김황식 예비후보도 서울 지역 안전 취약지역 점검과 관련한 공약 발표를 구상하고 있다.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 예비후보는 지난달 30일 '생명안전망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재난 발생 시 경기지사가 총괄책임을 맡고 재난·안전문제 전문가인 소방재난본부장이 현장 지휘관을 맡는 현장 중심 경기도형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남 후보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수학여행길에 나섰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희생된 점을 의식한 듯 수학여행 등 학생들이 단체로 이동하는 경우 경찰 등 안전요원을 의무적으로 동반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병국 예비후보는 ▲경기 안전처 신설 ▲10만 안전지킴이 양성 ▲안전 신고시스템 도입 ▲위기대응 소통시스템 구축 ▲사회결속 네트워크 도입 ▲재난제로 경기 사업 추진 경기 안보 위기관리시스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경기 재난안전 7대 정책을 발표했다.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예비후보는 재난방재 컨트롤타워 혁신, 재난위험평가제도 도입, 응급 구난체계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한 '안전공동체 안심사회 매니페스토 공약'을 내걸었다.
같은 당 원혜영, 김상곤 예비후보 측도 안전 관련 대책을 마련해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밖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핵발전소 단지인 고리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부산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원전 안전 공약'을 내놓고 있다. 공단 지역인 울산에서는 후보들 간 산업 재해 등 관련 안전 공약 경쟁이 치열하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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