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카카오가 오는 7월부터 모바일 쿠폰 사업에 직접 뛰어들겠다고 하면서 모바일 상품권 업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카카오는 고객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모바일 상품권 업계는 카카오가 플랫폼 사업자라는 지위를 내세워 시장을 독식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코너에 모바일 상품권을 직접 판매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코너에 모바일 상품권을 공급하던 SK플래닛(기프티콘), KT엠하우스(기프티쇼), CJ E&M(쿠투), 윈큐브마케팅(기프팅) 등 4개 업체와 6월말 계약종료 이후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을 통보했다.
또 외부용역사로 쿠프마케팅을 선정하고 상품권 판매·배송 등과 관련된 시스템 운영 및 상품공급사 선정과 제휴업무 위탁해 현재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카카오는 제휴 종료의 이유로 미래창조과학부의 모바일 상품권 가이드라인의 준수(유효기간, 환불 등) 및 판매자의 일원화를 통한 고객 혼란 방지 등 고객보호의 사유를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그동안은 같은 상품이라도 쿠폰 업체가 여러개로 분산돼있어 환불 절차 등이 까다로웠다"며 "이는 미래부의 가이드라인 제시도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모바일 상품권 시장이 성장하자 카카오가 카카오톡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기존 사업자들도 미래부의 가이드라인 제정시 충분히 합의를 거쳤고, 이미 이를 반영해 시스템 개발 등 물적, 인적 보완사항을 조치하고 있어 카카오의 주장은 일방적이라는 것이다.
모바일 상품권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가 모바일상품권 업체들과 환불 절차 관련해 논의를 한다면 얼마든지 편리하게 바꿀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후 카카오는 이 문제를 논의하려고 해도 만나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내년 기업공개를 앞두고 카카오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주력 사업모델인 게임하기 의존도가 너무 높은데다가 성장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지난 2011년 선물하기 코너를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먼저 업체들의 참여를 독려했지만 지난해 관련 시장이 3천500억원 규모로 커지자 플랫폼 사업자라는 지위를 내세워 시장을 독점하려는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현재 3천500억원에 달하는 쿠폰 시장에서 카카오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90%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 수수료를 5% 가량으로 산정하면 연간 150억원 안팎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더욱이 카카오가 직접적으로 쿠폰사업을 할 경우 수수료 수익이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로서 이용자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설명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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