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국내 고가 진공 청소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40만원 이상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에선 고가 제품으로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 온 유럽 가전 업체와 프리미엄 가전 업체로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청소기 시장 규모는 240만대로 이 중 40만원 이상 고가 진공청소기 시장은 5%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고가 청소기 시장은 매년 25%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새로운 전략지로 떠올랐다.
더욱이 전체 진공 청소기 시장은 삼성전자가 40%가 넘는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은 뚜렷한 선두가 없다. 업계 선점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시장이 아직 작다"며 "조사기간에 따라 특정 업체가 점유율 과반을 달성했다, 다음달 10%대로 떨어지는 등 시장이 아직 견고하지 않은 편인데 업체들은 여기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모션싱크'의 삼성전자와 '로보싸이킹'의 LG전자가 고가 청소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외산 업체들의 마케팅 공세도 뜨거워지고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국내 이용자들에 초점을 맞춘 '울트라 플렉스'를 50만원대에 다음달 출시한다. 울트라플렉스는 일렉트로룩스가 한국 소비자에 대한 5년간 연구 끝에 내놓는 제품이다. 한국인 맞춤형 청소기를 첫 출시하는 것.
실제로 신제품은 가구 밑의 좁고 깊숙한 공간과 코너가 많은 한국식 주거환경을 고려해 제작됐다. 가구 밑이나 코너에 쌓인 먼지를 제거하는 플렉스프로 노즐(먼지를 흡입하는 부분)을 갖췄고,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먼지통을 갖췄다.
밀레코리아는 헤파필터를 탑재한 '아이보리 화이트' 청소기를 50만원대에 이달 출시했다.
헤파 필터는 1940년대 미국 원자력위원회가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먼지를 걸러내기 위해 만든 것. 미 국방규격에 따르면 헤파필터는 0.3㎛(마이크로그램)의 입자를 1회 통과시켰을 때 99.97% 이상 걸러내야 한다. 헤파필터를 사용하면 필터가 먼지를 흡수해서 공기를 다시 배출할때 미세 먼지가 제거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밀레코리아 관계자는 "프리미엄 청소기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동기와 비교해 30~40% 늘었다"며 "국내 프리미엄 청소기 수요가 늘어나 본사에서 공급받는 물량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 공방을 벌였던 삼성전자와 다이슨은 청소기 체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다이슨은 지난달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광장에서 자사 '자이언트 싸이클론' 기술을 형상화한 부스를 언론에 공개했다. 다이슨 청소기의 작동원리부터 신제품의 특징 등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을 마련한 것.
다이슨은 이 자리에서 싸이클론 기술이 구현되는 원리, 유선청소기 DC48과 무선청소기 DC62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싸이클론은 창업자 다이슨이 제재소에서 공기의 회전을 이용해 공기와 톱밥을 분리하는 방식을 청소기에 적용, 먼지봉투 없이 강력한 공기회전을 통해 흡입한 먼지와 공기를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월말부터 모션싱크 청소기 체험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논현동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 삼성 청소기 단일품으로 구성된 '모션싱크 플래그십 샵인샵'을 꾸린 것. 이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청소기 단일품목으로 구성한 매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고가 청소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국내까지 입지를 넓히려는 유럽 업체들과 국내를 발판으로 북미·유럽 등으로 공략 지역을 넓히는 국내 가전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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