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휴일인 1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일본군 위안부 등 일렬의 논란을 빚고 있는 과거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서울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사무실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후보자는 기자들 앞에서 자신이 준비한 A4 용지에 적힌 해명자료를 읽으며 "내가 한 말, 내가 쓴 글들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을 보면서 몹시 당혹스럽고 놀라웠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위안부 문제는 분명히 반인륜적 범죄행위"라며 "누구보다 더 분개하고 있다. 그들의 진정한 사과로 우리 마음을 풀면 양국이 같이 나갈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에서 쓴 글로 진정한 사과가 전제되지 않고 금전적 내용만 거론된 당시 협상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후보자는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일본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교회 강연 발언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반 역사 인식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으로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라며 "식민 지배와 분단이라는 시련을 통해 우리 민족이 더 강해졌고, 그 시련을 통해 우리는 해방을 맞았으며 공산주의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또 "'조선 민족은 게으른 DNA가 있다'고 한 말은 제 이야기가 아니라 1894년 영국 왕립지리학회 회원인 비숍 여사의 기행문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에 나오는 말"이라며 "나는 당시 조선의 위정자들과 양반들의 행태와 처신을 지적한 것이고 나라가 잘 되기 위해서는 위정자들이 똑바로 해야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라는 무너지고 있는데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백성들을 수탈하는 것에만 열을 올렸던 당시 위정자들 때문에 나라를 잃게 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문 후보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칼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칼럼은 시중에 회자된 비자금 문제나 해외 재판 도피 의혹에 관한 것인데 당시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한 상황이어서 그분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몹시 서운한 감정을 갖게 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칼럼에 대해서도 그는 "전직 대통령인 국가 원로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이라며 "유족과 지인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했다.
문 후보자는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며칠을 보냈다"며 "총리 지명 다음날부터 갑자기 제가 반민족적인 사람이 돼 버렸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문 후보자가 정부가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서를 제출하기 전날인 이날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야권의 사퇴 요구를 정면 돌파할 뜻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향후 야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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