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이번 가을 안드로이드TV의 출시를 앞두고 인터넷방송서비스(OTT, Over the TOP) 지원 단말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OTT 단말기는 일종의 TV셋톱박스로 TV와 연결되면 일반 TV를 스마트TV처럼 변환해 주는 역할을 한다. 애플과 로쿠TV에 이어 안드로이드TV까지 가세하면서 OTT 단말기가 스마트TV 시장을 주도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OTT 단말기 규모는 올해 5천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중 미국에서만 2천400만대의 시장을 형성으로 전망이다. 미국 OTT 단말기 시장은 2012년 1천만 대, 지난해 1천600만 대로 성장하는 등 연간 50~60%씩 커지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 기관인 이메이커도 인터넷에 연결된 TV 중 60%가 OTT 단말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 기능을 내장한 TV를 앞지른다는 것이다.
IHS는 특히 셋톱방식으로 올 가을 출시될 '안드로이드TV'가 OTT 단말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구글, 안방 시장 장악하고자 전방위 제휴 체결
안드로이드TV는 지난 6월 구글이 개발자회의(I/O)에서 새로 선보인 TV 플랫폼이다.구글은 '구글TV'로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스마트폰을 넘어 안방 TV 시장까지 장악하고자 '안드로이드TV'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안드로이드TV는 넷플릭스, 훌루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게임을 메인화면에서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TV는 이용자들이 즐기는 콘텐츠에 기반해 다른 게임이나 영화 등의 콘텐츠도 추천해준다.
구글은 TV에 내장된 형태로 안드로이드TV를 출시하기 위해 소니·TP비전·샤프와도 손잡았다. OTT 단말기라 할 셋톱박스를 내놓기 위해서는 에이수스 및 레이저와도 손잡았다.
게임기기를 만드는 레이저는 올 가을 안드로이드TV를 지원하는 '레이저 마이크로 콘솔'을 출시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소니나 샤프도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안드로이드TV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IH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TV 플랫폼은 로쿠·애플 TV에 지배된 시장을 흔들 것"이라며 "안드로이드TV는 TV용으로 설계된 사용자경험(UX), 구글의 콘텐츠와 음성인식 기능, 크롬캐스트 등 여러 단말기와의 연계성 등 장점을 가진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 SW 거인 vs HW 강호···스마트TV 승자는?
OTT 단말기가 차세대 스마트TV 시장을 주도할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세계 1·2위 TV 제조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체 TV용 운영체제(OS) 개발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OTT 단말기가 없어도 TV만 구매하면 스마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TV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OS 웹OS를 탑재한 TV를 이미 출시했고, 삼성전자도 타이젠 TV를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TV제조사도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스마트TV 시장에 관심이 많다. 사물인터넷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 때마다 '스마트'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TV 4위 하이센스는 지난달 UHD급 화질과 안드로이드 OS를 지원하는 TV를 출시했다.
스카이워스는 지난해 7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협력해 '쿠카TV'를 출시하기도 했다. '쿠카TV'는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플랫폼이 적용된 TV다. TV를 보며 물건을 구매할 때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시스템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지난 4월엔 OLED 패널을 사용한 쿠카TV도 출시됐다.
구글도 안드로이드TV 플랫폼을 내장한 셋톱박스는 물론, TV까지 출시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구글의 OTT 단말기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TV에 회의적이었던 TV제조사들도 사물인터넷 시장 공략을 위해 다시 OS를 개발하고 콘텐츠 수급에 공들이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과 모바일 UX를 이식한 OTT 단말기와 스마트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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