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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가족위 '조정위' 갈등에 삼성전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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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차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보상 협상 차질

[양태훈기자]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의 제3의 조정위원회 설립 구상안에 대해 반올림측이 반대의사를 내보임에 따라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보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9차 교섭에서 반올림측은 "삼성에서 교섭단체를 갈라놓는 발언을 해 상황이 (가족대책위가 조정위를 구성한다는) 이렇게까지 됐다"며 "반올림이 없었다면 피해자들은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황상기 반올림측 협상단 대표는 "조정위 제안을 받을 수 없는 이유는 삼성이든 반올림측이든 중립적인 인물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설사 중립적인 인물을 통한 조정위를 구성한다 하더라도 삼성전자가 뒤에서 이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반대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삼성 입장에서는 조정위가 생기는게 오히려 피해를 외면하기에 좋을 것"이라며 "삼성은 삼성(공장)에서 일하다 병에 걸렸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조정위 구성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삼성전자를 비난했다.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지난 8차 협상에서 제3의 조정위원회 구성에 뜻을 모으고, 이를 반올림측에 제안했다. 이를 통해 장기화 되고 있는 백혈병 피해 보상안 마련 등 해법을 찾자는 뜻에서다. 그러나 반올림측이 이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서면서 삼성과 가족위, 반올림 3자간 협상은 쉽지 않을 조짐이다.

이날 공유정옥 반올림측 간사는 "삼성이 언론보도를 통해 반올림측이 조정위 구성에 찬성한 것처럼 말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삼성이 교섭장에서 없었던 이야기를 언론에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반면, 가족대책위는 반올림측과 삼성전자와의 교섭이 이견차로 지체됨에 따라 조정위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올림이 주도해온 교섭이 장기화 되면서 제3의 조정위 설치가 대안이 됐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가족대책위측은 "당초 심상정 의원실에서 제3의 기구를 두고 교섭하자 제안했지만 반올림측이 동의하지 않아 피해자 가족들 입장에서는 일단 교섭을 지켜보자 한것"이라며 "(교섭이) 별다른 진척없이 4개월이 지나면서 원활하게 되기 어렵다고 판단, 제3의 조정위를 두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반올림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처럼 교섭 당사자인 반올림과 가족대책위가 맞서면서 삼성전자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반올림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가족대책위와 함께 조정위를 구성할 지 결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삼성측은 일단 양측 모두의 입장을 듣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백수현 전무는 "가족들과 반올림측의 이야기를 일단 듣고 열심히 해결해보겠다"고 말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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