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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삼성, 백혈병보상 '속도'…조정위 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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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위와 합의, 위원장에 김지형 전 대법관…반올림 '변수'

[양태훈기자]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위)가 제 3의 조정위원회 구성에 합의하면서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피해 보상 논의가 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양측은 조정위를 통해 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이에 반발하고 있어 향후 교섭과정에 불참하는 등 변수가 될 조짐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올림 측이 나중에라도 협상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열린 자세로 지속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8일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백수현 전무는 "고심 끝에 가족위가 제시한 조정위원회 구성안을 수용했다"며 "가족위가 추천한 김지형 전 대법관이 조정위원장에 정식으로 위촉되면 향후 조정위원회와 가족위, 삼성전자가 실무협의를 통해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정위는 기본적으로 반올림측이 요구했던 보상과 재발방지대책, 공식사과에 대한 교섭을 진행할 것"이라며 "반올림측이 조정위 구성을 반대해 오늘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교섭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면 같이 실무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위 역시 앞으로 조정위를 통한 교섭진행에 기대를 보였다. 그동안 협상이 난항를 겪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대책위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가족위측은 "반올림측이 이에 반대하고 있지만 세차례에 걸친 실무협의 끝에 조정위 구성에 합의하게 됐다"면서도 "반올림은 조정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회의장을 빠져나가 교섭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이어 "반올림은 조정위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의견이 다르다고 무조건 거부의사를 밝히는 것은 안타깝다"며 "언제든 반올림이 교섭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은 열어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조정위 구성 합의와 함께 위원장 선임 및 구성 등 세부 계획까지 논의, 향후 협상에 보다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조정위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지형 전 대법관에 대해서도 기대를 보였다.

김지형 전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11기로 노동업 분야 권위자로 통한다. 지난 2011년 11월 퇴임한 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으로, 대법관 시절 진보적인 성향을 보여 '독수리 5형제'란 별칭으로 얻기도 했다.

최근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상고심 변호를 맡은 바 있고, 앞서 지난 2009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자녀에게 헐값에 넘겨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이건희 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핵심인사 8명에 대해 무죄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가족위측은 "김지형 전 대법관은 독수리 5형제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물로 알고 있다"며 "자본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 소신이 강한 분이라 판단, 위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정위 구성에 협상 당사자 였던 반올림 측이 반발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이번 협상에 변수가 될 조짐이다.

반올림측은 "삼성전자가 계속 말을 바꾸면서 기존에 반올림과 약속했던 3대 의제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조정위는 계속적으로 중재안을 낼 것으로 보여 이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당초 반올림측과 동의했던 부분들에 대한 약속을 성실히 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과 함께 "반올림은 조정위 구성에 찬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반대의견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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