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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직격탄' 현대차 수익성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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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영업익 '최저치' 실적 추락…4분기 개선 기대

[정기수, 안광석기자] 현대자동차가 환율 파고를 넘지 못하고 3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수익성이 곤두박질 쳤다. 영업이익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고도 원화 강세와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이 시장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3분기까지 누계 영업이익 역시 두 자릿수에 가깝게 하락했다.

4분기에는 3분기 대비 환율 상승 기대와 신차 효과 등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지속과 내수시장 부진 등으로 실적 반전을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8.0% 감소한 1조6천4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010년 4분기(1조2천370억원) 이후 최저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7.7%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6천151억원으로 28.3%나 빠졌다. 매출액은 2.2% 늘어난 21조2천80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2조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1조9천384억원으로 2조원을 하회했다. 2분기 2조872억원으로 다시 2조원대를 회복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2조원 대가 붕괴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가량 감소한 1조9천억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실제 현대차의 3분기 수익은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맞추기에도 턱없이 부족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1.8% 늘어난 112만8천999대를 기록했다. 내수는 전년동기 대비 1.5% 증가한 15만5천475대를 판매했다. 해외판매량은 총 97만3천524대로 1.8% 늘었다.

판매량이 증가하고도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이 추락한 주된 이유는 원화강세로 인한 환율 악재 때문이다. 현대차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수출이다. 3분기 들어서면서 거세진 원화강세 현상은 수출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3분기 노조의 부분파업과 하계 휴가 및 추석연휴가 겹치면서 국내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생산차질도 발목을 잡았다.

3분기 실적 하락으로 현대차의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5조6천743억원에 그쳤다. 전년동기 대비 9.7% 줄어든 규모다. 당기순익 역시 5조9천931억원으로 12.7% 감소했다. 다만 매출액은 0.5% 늘어난 65조6천82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전년동기 대비 1.0%p 하락한 8.6%를 기록하며 1~2분기 지켜왔던 9%대가 무너졌다. 시장의 올해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률 예상치가 9.6%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3분기 누적기준 차량 판매는 늘었다. 현대차는 올해 1~9월 3.6% 늘어난 362만4천837대를 판매했다. 판매는 소폭 늘었지만 환율 하락에 수익성이 악화된 셈이다. 내수시장에서도 신형 쏘나타 등 신차효과로 신장세를 기록했지만 환율 하락이라는 악재를 만나 기대 만큼 효과를 얻지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판매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까지 평균 환율이 전년동기 대비 약 6% 하락함에 따라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환율 상승 기대…"신차 효과·한전부지 쇼크' 관건"

업계에서는 4분기에는 3분기 대비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현대차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는 최근 출시한 모델들의 신차효과를 이어가는 동시에 조만간 국내 출시할 '아슬란'을 통해 점유율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도 ix25·i20와 같은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전략 모델을 적기에 투입해 판매 증대 및 수익성 제고를 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3분기는 평균 환율이 2008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었던 데다 국내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에 부담 요인들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에는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공장 가동률 개선 및 신차 판매 비중 확대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예상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한전부지 인수 이후 불거진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주가 급락 등도 부담이 되고 있다.

현대차 이원희 재경본부장(사장)은 이날 "이번(한전부지 인수) 투자에 따른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향후 배당을 큰 폭으로 확대하고 내년 중간배당 등 주주들을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전 부지 개발에 추가로 들어가는 실소요 비용은 2조∼3조원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현금과 현금 등가물이 25조원 정도 되고, 내년까지 사업계획 달성하게 되면 이런 추가적인 부담을 상쇄하고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수 전망도 그다지 밝지 만은 않다. 현대차는 4분기 경제 회복세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무관세 효과에 힘입은 수입차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기대를 걸었던 볼륨 모델들의 판매 부진도 고민거리. 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올 4월 쏘나타 신차 효과에 힘입어 44.6%를 기록한 뒤 5월 43.6%, 6월 42.8%, 7월 40.8%, 8월 39.1%에 이어 지난달 37.2%로 5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LF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예상보다 빨리 사라지면서 극심한 내수부진에 빠졌다.

LF쏘나타는 출시 직후 4~5월 2개월 연속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나 8월 들어 5천대 수준으로 첫 달 대비 반토막 났다. 그나마 지난달 택시 모델의 가세에 힘입어 7천대 수준에 가까운 회복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순수 LF쏘나타 판매량은 4천대 수준에 그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볼륨모델인 쏘나타의 신차 출시에도 내수 점유율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수입차를 정조준해 개발한 내수전용 신차인 아슬란의 성공 여부에 내수시장 사수 성패 여부가 달렸다"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LF쏘나타 판매 부진의 원인을 중대형 세단과 SUV 차종의 증가에 따라 전체적인 산업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께 쏘나타의 디젤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 라인업 확대를 통해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트림 출시를 통해 판매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내년께 쏘나타 1.6ℓ터보를 판매할 계획이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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