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모래시계를 뒤집는다고 한번에 모래가 내려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야 모래가 다 내려온다. 단통법이라는 모래시계를 뒤집은지 불과 1분이 지났을 뿐이다.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내릴 때가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 윤종록 2차관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의도한대로 잘 시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시행 초기 혼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통구조가 투명해지고 요금경쟁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 윤 차관의 평가다.
윤종록 차관은 31일 미래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한달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윤 차관은 이 법이 실패한 법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차관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개선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분명히 과도한 차별적 보조금 지급이라는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에 개선하기 위해 이 법을 시행한 것"이라며 "과거 극소수 사람들이 단말기를 싸게샀고 전국민이 싸게 산 사람들을 지원한 구조가 모두가 혜택을 받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그동안 보조금을 통한 경쟁에 매몰됐던 이통사들을 요금 및 서비스 품질 경쟁으로 유도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보조금을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눠주도록 함으로써 단말기 가격변별력을 낮추면 이통사들이 요금이나 서비스 품질 경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었다.
윤 차관은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경쟁을 하고, 소수를 위한 경쟁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경쟁을 하라는 것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취지"라며 "그동안 이통사들은 연간 약 7조원의 보조금을 쏟아부으면서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그만큼 가입자 확보가 중요하다면 이제 보조금이 아닌 요금이나 서비스 품질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차관은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법 개정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윤 차관은 "법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성장통을 겪고 있는 단계다. 문제가 잇다면 당연히 개선해야겠지만 이 시점에서 개정 논의를 하는 것은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며 "법 개정이 또다시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 추후에 필요하다면 보완을 검토하는 것이 맞겠지만 지금은 법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개정보다는 조기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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