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으로 조정위원 선임에 동의하기로 했다.
피해자 가족측이 추천한 진보성향의 김지형 위원장에 이어 조정위 위원으로 추천된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 등 조정위원 모두를 수용하기로 했다.
백교수는 과거 삼성 백혈병 문제를 주도했던 인물로 이번에 조정위 위원으로 추천되면서 삼성전자가 이를 수용할 지를 놓고 고심해 왔다. 조정위 출범을 위해 삼성측이 결단을 한 셈이다.
2일 삼성전자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반도체 백혈병 문제와 관련해 조정위원 선임에 동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조정위장을 맡아주신 김지형 전 대법관께서는 지난달 14일 조정위원 후보로 정강자 교수와 백도명 교수를 추천했으며, 고심 끝에 두 분의 후보를 조정위원으로 선임하는 데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 가운데 한 분인 백 교수는 반올림에 편향된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에 조정위원 동의 여부를 놓고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백도명 교수는 지난 2009년 반도체 사업장 역학조사를 맡아 앞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실시한 역학조사와 달리 벤젠 검출을 주장하는 등 사실상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측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실제로 백 교수는 2011년 삼성전자가 미국 전문기관 인바이런(Environ)에 의뢰한 재조사 결과 발표 때도 반올림측 추천으로 발표회에 참석, 사업장에 문제가 없다는 조사 결과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 백 교수가 조정위원으로 임명될 경우 조정위원회의 중립성과 객관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숙고를 거듭했다"며 "그러나 조정위원 선임 지연으로 가족들의 아픔을 해결하는 일이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동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조정위원회 구성이 완료된만큼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저희는 조정위원회가 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모든 이의 희망을 담아 이른 시일 안에 합리적이고 공정한 조정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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