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논란이 된 정윤회 씨 관련 문화체육부 국장과 과장의 교체에 대해 "대충 정확한 정황 이야기"라고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문화체육부 장관 등을 청와대 집무실로 부른 뒤 수첩을 꺼내 문화체육부 국장과 과장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는 한겨레 보도가 확인된 것이어서 정윤회 씨 비선 실세 의혹은 더욱 구체성을 띄게 됐다.
조선일보 5일자 보도에 의하면 유 전 장관은 "청와대가 자신이 있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텐데 정확한 정황이기 때문에 고소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승마 선수인 정윤회 씨 딸과 관련해 정씨 부부가 청와대와 문체부 등을 통해 승마협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지난해 5월 문체부가 승마협회에 실시한 국가대표 선발전 등을 둘러싼 특혜 시비관련 조사 결과가 정씨 부부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자 그 해 9월 조사의 주무를 맡았던 문체부 국장 등에 대한 좌천성 인사가 있었는데 이를 박근혜 대통령이 유진룡 장관을 직접 불러 챙겼다는 것이다.
유 전 장관은 "조사 결과 정윤회 씨 쪽이나 그에 맞섰던 쪽이나 다 나쁜 사람들이므로 모두 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올린 것"이라며 "정씨 입장에서는 상대방만 처리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안 들어줬다고 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 전 장관은 김종 2차관과 이재만 비서관이 인사 문제에서 전횡을 했다고 폭로했다. 유 전 장관은 "김 차관과 이재만 비서관은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면 정확하다"며 "(인사청탁 등은) 항상 김차관이 대행했다. 김차관의 민원을 이재만 비서관이 v(대통령을 지칭하는 내용)를 움직여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진룡 장관은 야권이 문제를 제기한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에도 "김종 차관과 이재만 비서관 등의 인사 장난이 있었다"고 해 논란이 됐다.
김종 차관은 "이재만 비서관과 전화 한 통 한 적이 없고 인사에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고 했지만, 당시 주무 부처 장관이었던 유진룡 장관이 비선 실세들의 인사 개입을 인정한 이번 사건의 논란은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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