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로 예정된 가운데, 이번 기준금리의 방향이 어느 쪽으로 향할 것인지 관심이 높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금리 동결 쪽에 표를 던지고 있으나, 경기부진 우려가 만만치 않아 논란이 이는 분위기다.
지난 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자료를 통해 "경기 관련 주요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디플레이션 우려감을 숨기지 않았다. KDI는 생산관련 지표 약세와 총수요 감소 등에 대해 크게 우려했고, 소비자물가의 낮은 상승률도 지적했다.
KDI가 국책연구기관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KDI의 입장은 금리 인하를 위한 분위기 조성이 아니냐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적지 않다.
반면에 시장 관계자들은 동결 가능성이 더 높다는 시각이 크다.
8일 아이엠투자증권의 임노중 이코노미스트는 우선 "지난 7월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 8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국내생산, 소비, 투자 등의 부진이 지속됐고, 11월 소비자물가는 1.0%까지 낮아졌다"며 현 경기 관련 지표의 부진한 상황을 언급했다.
그러나 "국내 경제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대외적으로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는 점에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높긴 하지만, 한은이 이미 두 차례 금리 인하로 인해 12월에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12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1분기 중에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KB투자증권의 이재승 채권분석팀장도 금리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는 "정부의 간접적인 인하 압력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전수조사까지 나서면서 저금리의 부작용을 점검하기로 한 한은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주 KDI 보고서의 디플레이션 논란에도 불구하고, 금통위 내에서 디플레이션 현실화 가능성이 인정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달러당 120엔까지 하락한 엔화가치로 인해 일본 경제의 부정적 영향이 높아지고 있어 아베노믹스의 정책 실패 가능성이 확대되는 점에서 (국내 통화당국의) 인하를 통한 대응은 불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앞으로 열릴 미국 12월 FOMC에서 그동안 '상당기간 저금리 유지'라고 해왔던 부분에서 '상당기간'을 제외하는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렇게 되면 국제금융시장에 매우 큰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어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 이후 정책대응에 나서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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