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인 정동영(사진) 전 의원이 11일 새정치연합 탈당을 공식 선언하고, 재야와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야권 신당에 합류키로 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이하 국민모임)이 요구한 시대적 요청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제가 실현하고자 했던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신당에 합류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정치, 좋은 정당의 출현에 밀알이 되고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합리적 진보와 야당성마저 사라진 새정치연합에서는 국민의 기대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오랜 고민 끝에 새정치연합을 떠나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는 정치를 촉구한 '국민모임'의 시대적 요청에 동참키로 결정했다"고 탈당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정치적 생명을 걸고 추구해 왔던 진보적 가치들이 새정치연합 당헌과 강령들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중도 우경화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이런 가치들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했다"면서 "서민이 빈민으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데도, 새정치연합은 서민과 중산층이 아닌 '중상층'(中上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새누리당 따라 하기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새정치연합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쪽으로 더 진화하지 못하고, 사회적 강자를 위한 정당으로 퇴화하는 것을 보면서 제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지난 6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구나 하는 현실 앞에 참담했다"며 "새정치연합에서는 국민의 기대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발견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의 대표적 인사들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지향하는 합리적 진보 정치, 평화생태복지 국가의 대의에 동의한다"면서 "양극화의 심화로 갈수록 고통 받는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제가 가야 할 길이고, '국민모임'이 가고자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 인생의 마지막 봉사를 이 길에서 찾겠다"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기꺼이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하나의 벽돌을 쌓는 데 낮은 곳에서 작은 땀방울을 흘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민모임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는 새로운 진보적 대중정치를 복원'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해 12월24일 출범했다.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명진스님, 함세웅 신부,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영화감독 정지영씨 등이 참여한 국민모임은 오는 12일 서울 토론회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신당 창당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분간 지방을 돌며 국민모임 취지에 동참하는 분들을 규합하고, 제가 가는 길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해 이 일정에 동참할 뜻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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