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정부가 29일 발표할 예정이었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전면 연기한 것에 대해 국회가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그러나 비판의 지점은 달랐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부 정책의 혼선에 집중했지만,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서민증세 기조가 분명하게 드러난 결정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령모개식 정책추진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며 "신중해야 할 정부정책이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중단 사유는 건보료 인상으로 불만을 갖게 될 국민을 설득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 최고위원은 "며칠 전 행자부장관이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고, 얼마 전에는 연말정산 파동으로 유례없는 연말정산 소급적용을 결정하기까지 했다"며 "정부가 오락가락하면서 올해 목표로 하는 여러 개혁과제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야당은 박근혜 정권의 서민증세 쪽에 초점을 맞췄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성실한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으로 걱정하고 있는데 4월에는 건강보험료를 연말정산으로 추가납부해야 한다"며 "고소득자의 반발이 두려워 국정과제를 포기한 결정에 국민의 실망이 클 것"이라고 힐난했다.
우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서민에 증세의 고통을 주고 복지는 후퇴시켰다. 재벌감세는 끝까지 지키겠다고 한다"며 "증세없는 복지는 허언임이 드러났음에도 서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 재벌감세로 줄어든 세수를 충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여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서민들 부담을 줄이고 고소득자 부담을 늘리는 합리적 건강보험료 개편을 정부가 포기한 것"이라며 "개선안을 정부가 포기한 것은 서민증세 기조를 계속한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 역시 "이번 부과체계 개편안으로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계층은 45만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우리사회 최상위 부자들"이라며 "일부 고소득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지금의 비정상적인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시도는 용납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원내대표도 "증세 없는 복지라는 기만적 구호 속에 꼼수 증세하고, 부자증세 외면으로 조세 형평성을 훼손해왔던 지난 과정이 국민 분노를 일으킨 핵심 이유"라며 "고소득 가입자 45만의 반발을 두려워하여, 500만이 넘는 영세 지역 가입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개편안을 포기한 것은 민심의 번지수를 전혀 잘못 짚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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