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검찰이 조성진 LG전자 사장의 관할 법원 변경 신청을 법원이 허가해서 안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공소장까지 변경하며 LG전자 측의 관할법원위반 신청에 날 선 입장을 드러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삼성 세탁기 파손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피소된 조성진 LG전자 사장 등 LG전자 임원 3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이날 법정에는 윤승은 재판장 등 판사 3명, 김명수 등 검사 2명, LG전자의 변호인으로 김앤장 소속의 김유진, 배현태 변호사가 참석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사건의 쟁점과 증거목록을 정리하는 절차다.
이날 법정에서는 LG전자가 지난 11일 제출한 관할위반신청서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LG전자는 사건이 독일 베를린에서 일어나 서울중앙지방법원 관할에 속하지 않고, 조 사장 등 피고인 2명의 거주지 주소가 경남 창원으로 돼 있어 서울중앙지법 관할권 밖이라는 이유로 관할위반신청서를 냈다.
검찰 측은 관할 법원 변경을 허가해서는 안되다며 공소장 변경 신청서까지 재판부에 제출했다. LG전자가 배포한 자료로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한 위치가 서울중앙지법 관할에 속한다는 주장이다.
검찰 측은 "이전 공소장이 LG전자가 허위사실을 담은 보도자료(삼성 세탁기를 파손한 사건에 대한 해명자료)를 기자 400명에게 배포해 기사화 한 것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것"이라며 "변경된 공소장은 기자들이 메일을 받아 기사를 게재한 위치에 관할이 있다는 사실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LG전자가 배포한 자료에 기반해 기사를 작성한 장소가 서울중앙지법 관할에 속한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는 것.
이와관련해 LG전자 변호인 측은 "공소장 변경내용을 다시 검토해 봐야겠지만, 명예훼손이라는 행위는 추상적인 것이어서 그 결과가 발생한 지역이 관할지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명예훼손은 결과발생이 문제이 아니라 실행행위가 문제"라며 "기자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해서, 허위사실이 기사화된 것 까지가 문제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관할지 변경과 관련한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서를 받아 검토한 뒤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27일 한 차례 더 열어 관할지를 변경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지난해 9월 IFA 2014 개막을 앞두고 현지 가전 양판점에서 자사 세탁기 도어 힌지 부분을 고의로 파손했다며 이를 검찰에 고소했다. LG전자도 삼성전자 임직원이 증거물인 세탁기를 파손해 증거를 조작했다며 맞고소 했지만 검찰은 증거가 불충하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LG전자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연말 조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2월 검찰의 요청으로 두 회사의 변호인단이 회동, 합의를 시도했지만 결렬됐고 조성진 사장을 비롯해 LG전자 임원 3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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