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국내 가구업계에 '이케아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12월 스웨덴 중저가 가구업체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국내 가구업계에 긴장감이 돌았지만 정작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연맹이 한샘, 리바트, 까사미아 등 국내 가구브랜드 3개 업체 각 17개 품목에 대해 지난해 8~9월과 올해 1월 판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가격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구를 소비재라기보다 오래 사용하는 내구재로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다"며 "외국에선 이케아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에선 다른 소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케아 광명점 개장 이후 국내 브랜드 가구의 가격 변동은 거의 없었다"면서 "향후 국내 가구 시장의 경쟁구도와 가격 변동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구업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조사 대상이 된 국내 가구 브랜드 3개 업체와 이케아의 고객층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A 업체의 광명 매장의 매출은 이케아가 오픈한 후 오히려 10~20% 더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가구업체들은 이미 1990년대 중후반부터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할 것에 대비해 제품 구성을 온라인 판매전용 중저가 가구부터 프리미엄 가구까지 다양하게 준비해 왔다"며 "온라인 가구는 경쟁이 될 수 있겠지만 오프라인에서 선보이는 가구들을 두고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케아와의 가격 비교는 사실 광명이나 일산, 마곡 등 가구단지 중소업체 제품과 이뤄져야 한다"며 "브랜드 가구업체를 찾는 고객들은 디자인과 품질력, 서비스 등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어 이케아에서 제품을 잘 구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구를 찾는 고객이 많은 브랜드 가구업체들과 달리 이케아 주 고객층은 싱글족이나 신혼부부 등 가구를 자주 바꿔야 하는 이들"이라며 "고객층이 다른 만큼 이케아와 관련해 국내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조정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케아 가구 제품의 국내 판매가격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 중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이 49개 제품을 선정해 가격조사를 진행한 결과 OECD 국가 평균보다 국내가격이 비싼 제품은 44개(89.7%)였고, 35개 제품(71.4%)은 가격이 비싼 순으로 상위 5위 안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는 OECD 21개국과 아시아·중동 7개국 등 총 28개국의 인터넷 사이트 공시 가격 및 카탈로그 가격을 조사하는 온라인 사전조사 후, 한국·영국·미국·프랑스·스웨덴·중국·독일 등 7개국 매장을 방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이케아코리아는 "이번 조사는 9천200여 개 제품 중 49개만 이뤄졌고, 조사 대상 29개 제품 중 국내 주력 제품은 3~4개에 불과하다"며 "조사 대상 제품 대부분이 유럽 시장의 구매 패턴과 선호도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케아 제품만으로 가격 실태 조사를 실시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 제품 가격은 국내 홈퍼니싱 시장의 제품 가격과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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