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지난 23일 이동통신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에서만 이용가능하지만 구글의 이동통신 시장 진출 발표는 우리나라 이동통신 이용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구글이 발표한 파격적인 요금제다. 구글은 20달러에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제한 제공한다. 데이터는 1GB에 10달러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이동통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요금이 싸다고 말할 수 없다. 현지에서는 구글의 요금이 저렴해보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이동통신 서비스만큼 빠르고 원활할지는 미지수다. 뿐만 아니라 우리 알뜰폰보다 저렴하지도 않은 듯하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구글이 데이터를 구매한 뒤 쓰지 않고 남으면 환불을 해주겠다고 발표한 부분이다. 예컨대 30달러를 내고 3GB를 구매했는데 2GB만 쓰고 1GB가 남았다면 10달러를 이용자에게 돌려준다.
우리의 경우 데이터가 남았다고 돌려주는 이동통신사는 없다. KT가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이월해주고 있지만 이월도 그해 12월까지만 가능하다. 해가 바뀌면 남은 데이터는 그대로 사라진다.
그럼에도 정액요금제에 포함된 데이터 제공량을 초과하면 비싼 추가 데이터를 구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평소 자신이 사용하는 데이터 사용량보다 많게는 1~2GB씩 제공량이 높은 요금제를 고르곤 한다. 이렇게 이통사에 떨어지는 낙전수입은 공개되지는 않지만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남는 데이터의 이월 및 환원 정책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상황은 이동통신사를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멤버십 포인트를 요금결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목소리조차 외면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통사가 자발적으로 데이터 환원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이런 까닭이다.
구글이 데이터 환원 요금정책을 발표한 바로 그날. 우리 이동통신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의 장동현 사장은 첫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 사장은 "이제야 말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가치 제공에 주력해야 할 때"라며 "고개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1등 텔레콤 사장의 언급과 구글이 선보인 이동통신 서비스가 묘하게 대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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