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유승민 찍어내기' 의도가 깔렸다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 실장은 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당초 여야가 전날 개최키로 잠정 합의했던 운영위 전체회의가 이날로 연기된 것과 관련,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찍어내기 위함 아니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의 질의에 "말씀에 비약이 있다"고 응수했다.
이 실장은 운영위가 연기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불참을 통보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고, 이 같은 내용의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저희도 궁금하다"고 답했다.
이 실장은 "그제(1일) 아침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운영위를) 연기하자는 말이 있었다"며 "(누가 지시했는지는) 저도 모른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운영위 연기를 지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시한 것이냐는 질문엔 "당 지도부의 판단으로 이해했다"고만 했다.
강 의원은 "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84명의 의원들로부터 지지 받은 대표다. 청와대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무시하고 찍어내려 한다면 이는 국회에 대한 도전이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더 이상 무시하지 말라"고 지적했고, 이 실장은 "청와대가 국회를 무시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유 원내대표는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의 운영위 연기 경위 설명 요구에 "제가 사실을 정확히 모른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를 대신해 설명에 나선 같은 당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결과적으로 협의 과정에 다소 혼선이 있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고, 당 지도부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도 있고 해서 어제 회의가 소집되지 못한 듯 하다"고 말했다.
조 수석부대표는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받은 입장은 '소관 상임위에서 여야가 합의해 의사일정을 정하면 그에 따라 출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협의를 다시 해 오늘 이렇게 회의를 소집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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