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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용진 신성장동력' 편의점·면세점서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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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에서 적자행진-기존사업은 침체…"돌파구 마련 고심"

[장유미기자] 신세계그룹이 정용진 부회장(사진)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했던 몇몇 사업들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는 2023년 매출 88조 원 달성을 목표로 그룹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목표지만 면세점 사업뿐 아니라 지난해 야심작으로 선보였던 편의점 사업마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주년 맞은 편의점 사업 '산 넘어 산'…"쉽지 않네"

특히 편의점 위드미는 17일 공식 출범 1주년을 맞았지만 출점속도도 더딘데다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업계에선 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위드미 점포수는 지난 9일 기준 734개로, 2014년 내에 1천개 점포를 오픈하겠다는 목표를 올해에도 여전히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또 신세계가 위드미로 편의점 사업에 본격 나선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점포 수는 599개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501개)와 비교해도 올 들어서는 6개월 동안 200여 개 매장밖에 늘지 않았다.

이는 업계 상위업체인 CU와 GS25의 매장 증가 속도보다 느린 편이다. 지난해 6월 CU와 GS25 점포 수는 각각 8천120개, 8천40개였으며 올해 6월 말에는 CU가 8천813개, GS25가 8천744개로 700여 개 가까이 늘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점포 수(7천484개)는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무리한 외형 성장이 아닌 본사와 점주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질적 성장 모델을 추구하다 보니 점포 확장 속도가 더뎌진 것"이라며 "현재 매장 오픈 추세를 보면 올해 말쯤 1천개 점포를 오픈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위드미는 점포 확장이 예상처럼 이뤄지지 않자 실적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3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위드미는 올해 1분기에도 58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이 누적되자 위드미 지분 100%를 가진 이마트는 지난 6월 유상증자를 통해 위드미에 80억 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점포 수가 1천 개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손익을 따지는 것이 힘들지만 내부적으로는 점포 수가 2천~3천 개가 돼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본격 출범하며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이라 불렸던 위드미는 당시 로열티와 중도 해지 위약금, 영업시간 강제 원칙 등을 없앤 '상생형 편의점'이라는 콘셉트로 전략을 차별화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특히 매출과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월 회비'만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알려 기존 편의점을 운영하던 점주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의 예상과 달리 기존 3사 편의점 점주들이 위드미로 이탈한 사례는 모두 합쳐 5건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위드미로 이탈했던 한 편의점 점주가 매출이 예전보다 20~30% 떨어지자 6개월도 채 안돼 기존 업체와 다시 손잡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수 증가 추세를 보면 업계에선 가맹 희망 점주들이 위드미가 내세우는 장점을 크게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초반 기대와 달리 상품 구색이나 시스템 구축, 영업지원 등에서 미진한 점들이 눈에 띄면서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위드미는 본사에서 모든 것을 세세히 관리해주는 기존 편의점과 달리 상품 공급만 하는 시스템이어서 초기 창업자가 운영하기에 쉽지 않다는 점이 단점이다. 또 재고 관리 및 상품 결제 측면에서도 불편함을 호소하는 점주들도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위드미는 현재 기존 업체들이 점주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모바일 발주 시스템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또 각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도시락, 샌드위치, 김밥 등 즉석식품의 경쟁력과 자체 브랜드력이 약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는 점도 약점이 되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에 따르면 위드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즉석식품 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 동안 3.8%로, 업계 평균인 4~6% 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기존 빅3 업체들의 사업 초기와 비교하면 매장 오픈 속도가 거의 차이가 없어 내부에선 나름 성장 전략에 맞춰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상품력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시스템이나 영업지원 부분에 있어서는 부족한 점을 계속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적자행진'…'황금알' 아닌 '계륵'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에서도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사업에서 영업적자를 낸 상태에서 시내 면세점 진출을 통해 이익창출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현재 신세계는 인천공항 면세점과 현재 운영 중인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점에서 각각 810억 원, 641억 원의 연간 임대료를 내야하는 상황으로 부담이 큰 상태다. 또 연말에는 부산 시내면세점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사업권 수성을 위해 전면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 부회장은 면세점 사업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지난 5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 경쟁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는 신세계와 이마트의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해 6천5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까지 앞세워 사업권 획득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마트 등 기존 사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다 편의점 사업도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황금알로 평가받는 면세점 사업에 사활을 걸었지만 이마저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에서 실패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정 부회장이 당분간 돌파구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편의점과 면세점 외에도 T커머스 시장 진출, 교외형 아울렛 사업 등 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유통과 관련된 여러 신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이들 사업에서 당장의 성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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