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대구·경북 지역 현역 의원이 40대 여성 보험설계사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새누리당은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오는 성추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진상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총공세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새누리당 A 의원은 지난달 13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40대 보험설계사를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여성의 신고를 받고 수사 중인 경찰은 A 의원이 해당 호텔을 찾은 뒤 이 여성에게 메신저를 통해 두 차례 연락하고 당일 오전에는 휴대전화로 세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CCTV 분석에서는 이 여성이 당일 오전 11시쯤 호텔에 들어갔다가 50분 뒤 나가고, 이어 정오 쯤 호텔 로비에서 A 의원이 체크아웃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논란이 일자 새누리당은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통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당 의원을 징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 결과를 떠나 실망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수사 당국에서 명명백백하게 사건을 조사해 진실을 밝혀 달라"고 말했다.
황 사무총장은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의원을 비호할 하등의 이유가 없고 누구도 성역이 될 수 없음을 밝힌다"면서 "사건 결과에 따라 해당 의원에 대해 당 차원의 분명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미국 방문 중인 김무성 대표가 귀국하는 대로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경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징계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내서도 비판 목소리…野 "김무성, 대국민 사과해야"
당내 일각에서도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오전에 두 남녀가 같은 호텔방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성폭행이 아닌 단순 성관계만 있었다 하더라도 출당 등의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의 과거 성추문 사건을 들추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가 직접 대국민 사과하고 해당 의원이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여당의 성추문은 연중 행사"라며 "최연희·정몽준 전 의원 기자 성추행, 강용석 전 의원 아나운서 성희롱,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희롱 발언, 윤창중 성추행 등 나열하기도 어렵다"고 꼬집었다.
유 최고위원은 "경찰 수사가 편파적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경찰은 국회의원의 성폭행 의혹을 대충 덮으려 말라"고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여성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틀에 걸쳐 여성을 압박해 백주대낮에 호텔로 불러들인 사실 하나만으로도 국회의원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며 "당사자는 국회의원직을 스스로 사퇴하고 수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김 대표가 직접 국민에 사과하고 해당 국회의원의 의원직을 사퇴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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