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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그룹 정상화 해결 과제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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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작업·국내외 계열사 현안 챙기기 '집중'…'반 롯데'로 압박 받아

[장유미기자] 한·일 롯데 '원톱 체제' 굳히기에 들어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외에서 활발한 '현장 경영'을 벌이며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또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촉발된 '반(反) 롯데 정서' 확산을 막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속도를 내면서 그룹 정상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25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 구성을 이르면 이번주 내 완료할 예정이다.

업계는 신 회장의 최측근인 황각규 롯데그룹 운영실장이 TF팀장을 맡고 10여명의 롯데정책본부 소속 임직원들과 경영학 교수 등 외부 인사들이 팀에 합류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올 연말까지 416개에 달하는 순환출자고리를 최대 80% 해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롯데가 그룹 내 80개에 달하는 계열사 중 유사업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을 통해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호텔롯데와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등의 기업공개(IPO)도 잇따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움직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우선 일부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호텔롯데 기업공개를 통해 지배구조 변화의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에는 지주회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회장, '초심' 앞세워 롯데케미칼서 '현장 경영' 속도 신 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를 거둔 후 국내뿐 아니라 일본, 말레이시아 등에서 사업 현안 챙기기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번 주총 후 첫 행선지로 자신이 한국 롯데 경영에 처음 참여했던 롯데케미칼의 국내외 사업장을 먼저 선택해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도 드러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4일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지역 내 롯데케미칼 BR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앞서 신 회장은 일본 주총 후 귀국한 다음날인 지난 21일에도 충남 서산에 있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과 합작사인 현대케미칼 공장 건설현장을 가장 먼저 방문한 바 있다.

롯데는 이번 공장 준공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합성고무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BR은 천연고무보다 내열성·내마모성·내수성 등이 우수해 타이어와 내충격성 폴리스티렌 등으로 사용되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기능성 소재로 통한다.

BR공장의 정식 사명은 '롯데 우베 합성고무(LOTTE UBE Synthetic Rubber)'로 2012년 롯데케미칼과 롯데케미칼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타이탄, 일본 우베 흥산 주식회사, 미쓰비시 상사가 합작했다.

지난해 9월 기계적 준공을 완료했으며 이후 시운전 및 공장 성능 보장 운전을 마치고 올 8월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규모는 연 5만 톤이며 2017년까지 연 7.2만 톤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이날 준공식에서 신동빈 회장은 "롯데가 지난 2010년 화학사업을 통해 말레이시아에 첫 진출한데 이어 올해 말레이시아의 첫 부타디엔고무 생산설비를 준공하게 돼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롯데는 경제 협력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꾸준히 실행해 한국과 말레이시아 간 모범적인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유통만큼이나 석유화학 사업이 그룹의 양대축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또 신 회장은 지난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을 통해 한국 롯데 경영에 처음으로 참여한 만큼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유통업을 키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달리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석유화학을 통해 롯데 도약의 기틀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석유화학 계열사들을 강화해 한·일 롯데에서 자신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 롯데' 정서 확산, 그룹 정상화 '발목'

그러나 신 회장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반 롯데' 정서는 계속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대홍기획, 롯데리아의 세무조사뿐 아니라 정부 및 정치권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이어지면서 롯데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또 신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롯데 전 계열사를 향한 '소비자 불매운동'도 확산되고 있어 롯데그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이 논란이 됐던 만큼 신 회장의 국감 출석이 확실 시 되면서 그룹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도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그룹 정상화를 위해 나서고 있지만 '반 롯데 정서'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그룹 운영이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 경영투명성 방안 등을 위한 개혁 작업에 속도를 내고 가족과의 분쟁도 빨리 마무리 짓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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