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이틀째 진행되고 있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세계그룹과 삼성SDS가 연일 도마 위에 올랐다.
신세계그룹은 차명계좌 조성 의혹으로, 삼성SDS는 국세청으로부터 수주한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NTIS) 개발 사업 관련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신세계 차명주식, 엄정 조사 가능한가"
지난 5월 서울지방국세청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 세무조사 과정에서 전·현직 임직원 명의로 된 1천억원 상당의 차명주식을 발견하고 또 다른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에까지 세무조사를 확대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연근 서울지방국세청장은 11일 서울지방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모든 세무조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하고 있다. 한 점 의혹도 없도록 엄정하게 조사하고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봐주기 조사' 우려가 불거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이마트와 신세계건설에 대한 예치조사가 모양만 갖췄을 뿐이라는 의혹이 있다"면서 "서울지방국세청 안팎에서 엄정한 조사가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의원은 "신세계와 이마트의 세무대리를 수임한 세무사들이 (세무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출입한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꼬집었고, 김 청장은 "사적 관계 등 위반되는 경우의 출입이 일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금융실명제법이 지난해 5월 개정돼 처벌이 매우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신세계는 법 개정 1년이 지나도록 이를 위반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와 엄격한 처벌이 있어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자료 제출을 둘러싼 논란도 벌어졌다. 윤호중 의원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최근 3개월 간 조세범칙조사심의원회 회의록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김 청장은 "회의록에 여러 가지 개인정보가 있어 제출이 안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국세청이 삼성SDS 사장 증인 채택 방해…대기업 감싸기"
야당 의원들은 국세청이 2천300억원을 투입하고 삼성SDS가 개발한 NTIS와 관련해 국세청과 삼성SDS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재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삼성SDS 직원이 국세청 전산 담당 공무원으로 특채돼 근무하다 다시 삼성SDS에 복귀해 근무한 후 (NTIS 사업을) 수주했고 삼성SDS는 최저가 입찰자를 제치고 사업을 따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과 국세청은 삼성SDS 대표의 증인 채택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 여당의 재벌 비호에 의한 국정감사 방해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며 "정부와 재벌 사이의 정경유착·국정농단을 막기 위해 남은 국정감사 기간 동안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삼성SDS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지만 불발됐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은 김 의원 측에 '국세청과 사업자 간 잡음이나 책잡힐 일은 일체 없었다'는 내용의 자료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 기재위원들은 반박 성명을 통해 "국세행정 시스템 변경은 프로그래밍 언어 등 환경 변화로 새로운 시스템 구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추진한 것으로 입찰은 조달청에서 진행됐다"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삼성 SDS가 선정된 것으로 국세청이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단순한 의혹해소 차원에서 삼성 sds 대표의 증인 출석은 불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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