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중국 IT업체 레노버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세계 PC 1위이자 스마트폰 5위권 업체인 레노버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PC나 태블릿PC만 출시해왔다. 국내 유통환경상 이동통신사를 통한 판매가 아니면 스마트폰 출시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던 것.
그러나 최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지원금 영향력이 줄어들었고, 중저가 스마트폰이 환영받으면서 제품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의 입지는 넓지 않지만 샤오미, 화웨이 등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라 레노버의 행보도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는 연내 국내에 대화면 스마트폰(패블릿) '팹플러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자급제 출시가 유력하며 가격은 30만원 안팎에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버가 지난 9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IFA)에서 선보인 '팹플러스'는 6.8인치 풀HD(1920x1080) 화면, 일체형 메탈 바디, 퀄컴 스냅드래곤 615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1천300만 화소 후면카메라와 500만화소 전면 카메라, 3천5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레노버가 이통사를 통한 프리미엄폰 출시를 고려했지만, 단통법 시행 후 시장 상황이 변화했다고 판단했다"며 "팹플러스의 경우 태블릿과 패블릿의 경계에 있는 만큼 활용처가 넓어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지난해 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 시장을 야금야금 공략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10월 단통법이 시행되자마자 LG유플러스 알뜰폰(MVNO)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X3'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TCL은 지난 4월 SK텔레콤을 통해 '알카텔 아이돌 착'을 선보였다.
샤오미의 경우 공식 진출을 한 상황은 아니지만, 해외 구매 대행 방식 등으로 국내에서 '홍미노트2' 같은 주력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단통법 시행 후 애플 외에 눈에 띄게 점유율이 상승한 외산폰 제조사는 없다. 그러나 국내 휴대폰 시장이 유행의 최전선에 있고, 단통법 시행으로 중저가폰 판매가 확대되면서 중국 제조사들 사이에서도 '해 볼만 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후 올해 9월초까지 50만원 이하 단말기 판매비중은 21.5%에서 34.8%로 13.3%포인트 증가했다. 40만원 미만의 휴대폰 점유율은 지난해 10% 대에 머물렀지만 올들어서는 20%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고 28%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최근 샤오미를 비롯해서 중국 브랜드들의 인지도도 올라갔고, 품질이 나쁘다는 인식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점유율이 급상승하기 기대하길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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