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여야 지도부가 지난 20일 내년 총선 선거구 획정 합의를 시도했지만 비례성 강화 방안을 둘러싼 이견으로 또 결렬됐다. 사상 초유의 선거구 공백 사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선거 혼란의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기기 바쁜 모습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에 나서는 신인들을 위해서는 선거구 획정이 빨리 마무리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 답답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에서 다른 뭔가를 내놓으라는데 우리가 내놓을 것이 없다"며 야당이 요구하는 '균형의석제' 도입을 통한 비례성 강화 등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MBC 라디오에서 "국민 여론이 비례대표를 줄이라는 게 절대 지지이기 때문에 국민을 기본으로 하고 국민에 예의를 갖춘다면 비례대표를 줄이고 빨리 이 문제를 매듭짓는 게 제일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42% 과반 의석을 지키겠다는 새누리당의 놀부심보로 선거구 획정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는 국민 투표의 절반이 사표가 되는 지금의 선거 제도를 개혁하고 투표의 등가성과 선거 비례성을 높이라는 것"이라며 "이는 국민이 열망하는 정치개혁의 방향이기도 한데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의석이 줄어들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똑같은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기댄 시간끌기 작전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태도"라며 "현행 선거 제도에서 지역구도 완화와 비례성 강화 방안이 강구되지 않으면 지역주의 낡은 정치가 계속 연장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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