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하면서 게임업계가 반색하는 모습이다. 게임산업의 입장과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적 창구가 마련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조성되는 까닭이다.
김 의장은 3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현직 경영인 중 정치 입문을 공식 선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장의 이번 입당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에 이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러브콜'을 보내 성사된 두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의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산업경영학과 석사를 취득했다. 2005년 NHN게임스 대표를 거쳐 2012년부터는 웹젠 이사회 의장으로 회사를 경영 중인 그는 웹젠의 최대 주주(26.72%)이기도 하다. 웹젠은 모바일 게임 '뮤오리진'을 흥행시키며 지난해 상반기 매출 9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0% 이상 오른 수치다.
김 의장의 이같은 정치 행보는 그동안 주요 게임사 경영진들이 정치권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온 점과 대조를 이뤄 주목된다. 김 의장은 "매우 어려운 대한민국 경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세대들의 활약이 절실하며 청년들이 역동적으로 벤처를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열정으로 도전하는 청년에게, 안전그물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입당 취지를 밝혔다.
게임업계는 김 의장의 정치 입당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게임업계에서는 정치권과의 간극을 좁힐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김성곤 사무국장은 "게임산업이 IT 분야의 한 중심축이 된 만큼 업계 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으로, 김병관 의장을 시작으로 향후 게임 등 IT 분야 인사들의 정치 참여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게임 등 IT 분야의 의견이 정치권에 전달되는 통로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임산업의 위상이 정치권이 의식할 정도로 달라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콘텐츠경영연구소 위정현 소장(중앙대 교수)은 4월 총선 전까지 정치 판도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갖춘 게임업계 인사를 통해 당 이미지 쇄신을 시도한 점을 주목할만 하다"면서 "과거 게임을 일방적으로 두들기는 대상으로만 인식했던 정치권이 게임산업이 가진 득표력과 영향력 등을 인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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