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기자] 2016년도 어느새 한 달이 지났다. 대체 휴일을 포함해 5일이나 되는 설 연휴를 맞이해 게임 업체들은 풍성한 설 이벤트를 진행하며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더 이상 설 연휴를 즐길 수 없는 온라인 게임도 존재한다. 특히 7년 이상 서비스를 진행한 '장수 온라인 게임'이 연이어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며 게이머들의 아쉬움을 자아낸다.
바로 ▲헬게이트 ▲큐플레이 ▲그랜드체이스 ▲헤바 클로니아가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이다.
◆'디아블로'만큼 기대 컸던 대작 '헬게이트'
한빛소프트는 플래그십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자사가 서비스를 진행한 '헬게이트'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지난 1월26일 발표했다.
'헬게이트'는 서비스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헬게이트'의 개발사 플래그십 스튜디오는 '디아블로'의 핵심 개발자였던 빌 로퍼와 데이비드 브레빅, 에릭 쉐퍼 등이 참가한 회사라는 점이 가장 큰 화제였다. '디아블로' 시리즈가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았다.
서비스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헬게이트'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북미 시장에서 게임 판매량 1, 2위를 차지하고 유럽, 대만 등 주요 국가 수출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틀간 진행된 사전공개테스트 기간 동안 50만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헬게이트'는 엄청난 관심 속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장에 맞지 않았던 과금제와 잦은 버그, 계속 발생한 서버 불안, 콘텐츠 부족 등으로 '헬게이트'는 매출이 급감했다.
결국 플래그십 스튜디오는 서비스 6개월 만에 문을 닫았고, 한빛소프트는 경영 부진으로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경영권을 넘기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후 2010년 새로운 확장팩 '헬게이트: 도쿄'를 발표하는 등 부활의 가능성을 모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헬게이트'는 오는 26일 서버를 종료하며 9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다.
그래도 '헬게이트'라는 이름은 앞으로 한빛소프트에서 진행 중인 '헬게이트 모바일'과 '헬게이트 VR(가칭)' 등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 부분유료화 온라인 게임 '큐플레이'
넥슨은 지난해 10월1일 퀴즈 온라인 게임 '큐플레이'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1999년 '퀴즈퀴즈'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큐플레이'는 부분유료화 과금 모델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게임으로 유명하다.
'퀴즈'와 '아바타 꾸미기'라는 소재를 활용해 어린이부터 중장년까지 다양한 계층의 게이머를 사로잡은 '큐플레이'는 이후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넥슨 캐주얼 게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주요 콘텐츠 업데이트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큐플레이'의 웹게임 버전 '퀴즈퀴즈R'도 부진하면서 게임은 유지 상태로 한동안 지속했다.
결국 '큐플레이'는 16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작년 12월31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넥슨은 '큐플레이' 온라인 버전을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전시하고, '큐플레이'의 핵심이었던 '퀴즈'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을 준비 중이다.
◆브라질 국민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던 '그랜드체이스'
넷마블게임즈가 서비스하고 KOG가 개발을 담당한 액션 RPG '그랜드체이스'도 지난해 12월31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2003년 출시한 '그랜드체이스'는 귀여운 캐릭터와 간단한 조작으로 즐길 수 있는 시원한 액션 등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그랜드체이스'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그랜드체이스'는 일본과 중국, 대만, 미국 등 다양한 해외 시장에 진출했으며, 특히 브라질에서는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민게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지속적인 유저 감소와 매출 하락 등으로 '그랜드체이스' 서비스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게임이 오래되다 보니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어렵다는 것도 '그랜드체이스'의 악재였다.
그 결과 2014년 말부터 업데이트가 진행되지 않았고 브라질 등 해외 서버들이 연이어 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내 서비스 역시 작년 10월19일 공지를 통해 종료를 알리면서 12년의 역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현재 '그랜드체이스'의 후속작이자 모바일 게임 '그랜드체이스M'이 서비스되고 있다. '그랜드체이스M'은 누적 다운로드 600만을 돌파하고 '시즌 2'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몬스터 육성하는 캐주얼 MMORPG '헤바 클로니아'
준인터가 서비스하고 플레이버스터가 개발한 캐주얼 MMORPG '헤바 클로니아'도 지난 5일 서비스를 마무리했다.
'헤바 클로니아'는 귀여운 캐릭터와 자신이 사냥한 몬스터를 펫처럼 자유롭게 육성하는 '클론 시스템', 전략적인 요소가 들어간 맵과 지형 등을 특징으로 내세운 게임이다.
'헤바 온라인'이란 이름으로 지난 2009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초반 콘텐츠 부족과 버그 발생, 밸런스 붕괴 등으로 9개월 만에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이후 리메이크 작업을 거친 뒤 다음 해 '헤바 클로니아'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다. 당시 윈디소프트는 걸그룹 '티아라'를 앞세워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예상보다 게임이 흥행하지 못했고, 서비스를 담당한 윈디소프트가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헤바 클로니아'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헤바 클로니아'는 2012년 이후 특별한 업데이트 없이 서비스만 유지하다가 올해 종료를 맞이했다.
윈디소프트는 현재 '준인터'로 사명을 변경하고 '겟앰프드'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헤바 클로니아'의 부활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더 많은 장수 온라인 게임 서비스 종료 전망
게임 시장의 중심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현재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들도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에만 60여 개에 달하는 온라인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재 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언제 서비스 종료를 알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유저를 확보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더 많은 장수 온라인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퍼블리셔들이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며 "장수 온라인 게임들이 문을 닫으면서 추억도 같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박준영기자 sicr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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