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에 대해 당장 국내 반도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 외신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홀딩스를 243억파운드(약 36조5천9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회사로 애플, 삼성전자 등의 모바일 업체에 프로세서 지식재산권(IP)을 제공하는 업체다.
ARM의 RISC 아키텍처는 CISC 방식의 인텔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PC용 프로세서를 제외한 스마트폰, 가전, 통신 등 거의 모든 반도체의 기본 구조로 사용된다.
NH투자증권 이세철 애널리스트는 "최근 브렉시트 영향으로 파운드 가치가 엔화 대비 30% 하락하면서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ARM의 기술은 향후 소프트뱅크의 인공지능 로봇 기술에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인수는 국내 반도체 업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기술의 독점력을 무기로 라이선스 비용을 높일 경우 반도체 업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ARM의 지난해 매출은 9억6천800만파운드로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의 0.44%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ARM이 반도체 산업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훨씬 크다"며 "ARM이 특정 업체에 인수될 경우 향후 파장은 생각보다 매우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 IT 업체들은 기존대로 ARM에 라이선스 IP를 지불하면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가 다른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ARM의 라이선스를 악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ARM을 인수한 소프트뱅크가 반도체 사업에 대한 비중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는 승부사 손정의의 사상 최대 베팅이라는 점과 브렉시트 이후 최초이자 상당히 큰 규모의 영국 기업 매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는 각종 센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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