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글로벌 IT 기업 오라클이 10조원을 들여 클라우드 업체 넷스위트(NetSuite)를 인수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오라클은 클라우드 업체인 넷스위트를 93억달러(약 10조4천9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주승인, 규제당국 심사 등을 거쳐 올해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는 오라클의 인수합병(M&A)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오라클은 2004년 피플소프트를 103억 달러에 적대적으로 인수했었다.
올해 들어선 유틸리티 산업용 클라우드 SW 업체인 오파워(Opower)와 텍스투라(Textura)를 인수하는 데 10억 달러 이상을 썼다.
이처럼 오라클이 거금을 들여 클라우드 업체를 인수하는 건 클라우드 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오라클은 최근 뒤늦게 클라우드 사업에 '올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평가는 기대 이하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부문 매출 비중 역시 전체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상황에서 오라클은 넷스위트 인수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부문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라클은 SaaS를 비롯해 서비스형 플랫폼(PaaS)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에 따르면 오라클 본사의 전 세계 SaaS 고객은 1만 2천 개, PaaS는 9천 개 이상이다.
1998년 설립된 넷스위트는 클라우드 기반 회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을 제공해온 회사로 4천60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제조, 유통, 커머스 등이 주력 분야다.
특히 그간 대기업, 정부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해온 오라클로선 넷스위트를 통해 중소 기업 시장 영역을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허드 오라클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오라클과 넷스위트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은 상호보완적"이라며 "시장에서 영원히 공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라클은 올 6월 새 회계연도를 시작하며 중소기업 대상 클라우드 영업을 진행할 '오라클 디지털'팀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5곳에서 신설하기도 했다.
또한 당장 클라우드 부문 매출도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넷스위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30% 오른 7억4천만 달러였다. 다만 11억 달러가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사실 넷스위트와 오라클의 인연은 깊다. 자크 넬슨 넷스위트 CEO 대표는 1990년대 오라클에서 마케팅사업을 담당했고,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공동창업자인 에반 골드버그도 오라클 출신이다. 또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넷스위트의 지분 39.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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