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자동차 업계가 본격적인 임금 및 단체 교섭(임단협)에 돌입한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휴가 전 임단협을 최종 마무리한 기업은 쌍용자동차가 유일하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GM, 르노삼성 등은 이번주부터 임단협 타결을 위한 노사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계 투쟁'없이 추석 전 조기 타결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는 오는 9일 휴가 복귀 후 첫 임단협 논의에 착수한다.
현대차 노조는 휴가 전인 지난달 20일부터 부분파업을 벌이는 한편 22일 금속노조가 주관하는 총파업에 동참, 서을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상경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2천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8천여명)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상임금 확대 및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도 안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노사는 휴가를 앞두고 임금 인상 및 임금피크제 등 핵심 쟁점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 집중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교섭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양측 모두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파업 없이 조기 타결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아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차에 비해 협상을 뒤늦게 시작한 기아차는 9일 노동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파업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달 22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해 불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기아차는 휴가 직후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는 절차를 거친 이후 공격적인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여름휴가 전 임금교섭 타결을 이뤘던 한국GM과 르노삼성도 올해는 예년과 비교해 지지부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2년에 한번씩 이뤄지는 단체협약으로 인해 시간이 더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2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단협은 단체협약의 각 조항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임금협상보다 지연될 수밖에 없다.
한국GM은 오는 9일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소집하고, 올해 임단협 및 8월 투쟁과 관련한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본급 15만2천50원 인상과 성과급 400% 지급, 미래발전전망 관련해 2018년까지 8조원 투자계획 이행 등이 노사간 협상테이블에 오르게 된다.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계 중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마친 바 있지만, 올해는 단협까지 함께 진행하면서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노조는 본급 7만5천원 인상과 SM6·QM6 신차 출시 격려금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달 27일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처음으로 올해 임단협 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2010년 이후 7년 연속 무분규 교섭 타결을 이루는 기록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노사가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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