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이라는 악재를 만나 시작도 하기 전에 파행을 거듭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 24일 새벽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해임건의안 처리가 예상된 23일 의원총회와 국무위원 필리버스터라는 초유의 수단까지 사용하면서 시간을 끌었지만, 정세균 의장은 자정이 지나자 차수변경을 선언하고 해임건의안을 강행했다.
새누리당은 '독재 의장' '정세균을 물러가라' 등 구호를 외치고 강력 항의했지만, 결국 소수의 한계로 퇴장할 수밖에 없었다. 야권은 무기명 투표를 통해 총 투표수 170, 가 160, 부 7, 무효 3표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새누리당은 분노해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거부와 국회 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장관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흔들고 국정혼란을 일으켜 정파적 이익만 챙기려는 위험한 정치테러"라며 "이번 폭거에 결연히 맞서기 위해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새누리당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임건의안은 무효이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세균 국회의장의 국가적 위기만 가중시키는 폭거"라며 "더불어민주당과 정세균 국회의장은 해임건의안 처리가 무효임을 선언하고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의 '절대 수용 불가'도 공식 요청했다. "법적 요건, 절차와 내용 명분조차도 상실한 이번 해임건의안에 대한 대통령의 수용 불가를 요청한다"는 이유였다. 정세균 의장에 대해서는 "국회의 책임과 의무를 내던지고 국회법을 명백히 위반하며 혼란과 불안을 선택한 정세균 의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野 우상호 "해임건의안, 대통령에 보내는 국민의 경고"
그러나 야권은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가 박근혜 정권에 보내는 경고임을 분명히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처리 후 기자들과 만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 아니라 소통하는 민주적 국정운영이 되도록 대통령에 보내는 국민의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당에 대해서는 "이 문제를 서운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께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정운영의 동반자인데 민생을 돌보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국정감사를 만드는데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손금주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청와대의 자업자득"이라며 "오늘 해임건의안이 통과되기 이전 사상 초유의 국무위원들의 필리버스터와 새누리당 의원들의 막말은 박근혜 정부의 대의민주주의 추락을 상징하는 헌정사의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역시 김종대 원내대변인의 논평으로 "박근혜 정권의 독선에 어느 정도 경고를 했다는 점에서 국민여러분의 뜻에 따른 결과"라며 "해임건의안 가결 과정에서 야3당은 공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정의당은 앞으로도 야3당 공조를 이어 각종 민주개혁과제와 진보적 민생과제를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입장이 이처럼 다른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당분간 정치권은 극한 갈등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최근 안보와 민생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의 국회 보이콧이 계속되기는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정치권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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