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10년간 시장 1위를 고수해왔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연간 5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가장 빨리 성장하는 기업용 IT회사이기도 하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도 AWS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55% 성장했다. 연간 매출액은 12조 원 정도다.
그러나 "선두에 서 있다는 자체가 위기"라는 말처럼 AWS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을 개척한 AWS의 수성 전략은 무엇일까.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대기업까지 잡는다
AWS는 스타트업을 넘어 대기업(엔터프라이즈)까지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하며 시장을 넓히려 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클라우드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운영중인 IT 시스템 등을 이유로 선뜻 도입에 나서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AWS는 10년간의 사업 경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강조하며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AWS 클라우드는 대기업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검증된 플랫폼"이라며 고객을 설득하는 모습이다. 이미 삼성전자 등 다수의 대기업 고객을 확보했다고 한다.
염동훈 AWS코리아 대표는 최근 열린 'AWS 엔터프라이즈 서밋' 에서 "클라우드를 사용한다는 것이 올 오어 낫싱(all-or-nothing)은 아니다"라며 "기업이 지금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같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기업이 필요한 컴퓨팅, 네트워크, 보안, 관리, 데이터처리 차원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퍼블릭 클라우드로 성장해온 AWS가 최근 VM웨어와 손을 잡은 까닭도 이 같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마쿠 레피스토 AWS APAC 지역 수석 에반젤리스트는 "온프레미스(사내 구축), 프라이빗 클라우드 분야 선두 기업인 VM웨어와 오프프레미스(클라우드) 분야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 AWS가 서로 손을 잡아 양사 고객 모두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기술에 보수적이라 평가받는 국내 금융권에서도 AWS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북미 지역 인터넷뱅킹 응답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나자, 더 이상 국내 인프라를 사용하지 않고 현지에 웹서버를 구축하기로 결론을 내리면서 웹서버와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를 AWS로 옮겼다.
애플리케이션 서버(AP), 데이터베이스(DB) 서버는 종전대로 미국 현지 데이터센터에 유지하는 하이브리드형 아키텍처로 구성했다.
◆서울 데이터센터 통한 서비스 확대
이에 따라 AWS는 국내 대기업 시장 공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낮은 비용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베이스(DB)서비스를 올 1월 가동을 시작한 '서울 리전'을 통해 확대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리전은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뜻한다.
AWS는 2015년 7월 출시한 엔터프라이즈급 DB 서비스 '아마존 오로라'를 지난 3월부터는 서울 리전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앞서 1월에는 페타바이트(PB)급 데이터를 병렬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아마존 레드시프트'도 서울 리전에서 출시했다.
레드시프트는 2013년 출시된 이후 AWS가 가장 빠르게 성장한 서비스 서비스로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게 AWS코리아 측 설명이다. 이 같은 데이터 관련 서비스들이 현재 대기업의 잠재불만요인을 해결해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AWS는 보고 있다.
AWS코리아는 "아마존 오로라는 오픈소스 SW를 쓰는 것과 비슷한 비용으로 '마이에스큐엘(MySQL·오픈소스 DB)'보다 5배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엔 국내 대기업이 많이 쓰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한 가상 서버인 '아마존 EC2 X1 인스턴스' 서비스를 내놨다. 또한 사물인터넷(IoT) 등 대기업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위한 서비스로 'AWS IoT' 서비스도 나왔다.
두 서비스 모두 각각 지난 10월과 9월부터 서울 리전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코오롱베니트가 AWS IoT 서비스로 홈 IoT 솔루션을 구현했다.
◆아마존 클라우드, 강점은?
AWS는 스스로 민첩성, 비용 절감, 탄력성, 수많은 기능, 확장성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비용 절감이다. 클라우드는 고객이 IT를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어 고정비용(capital expense)을 가변비용(variable expense)으로 바꿔놨다.
AWS의 '규모의 경제' 덕분에 그 가변비용조차 고객이 직접할 때보다 훨씬 적게 드는 것이 타사와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이라고 AWS는 강조한다.
가령 다우존스(Dow Jones)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AWS로 옮겼을 때의 비용효과를 추정한 결과, 총 1억 달러의 인프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WS 클라우드로 이전중인 미 해군의 경우 온프레미스, 호스팅보다 최대 60%를 절감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 많은 기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점점 더 빨리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경쟁력이다. 2015년에는 전년대비 40% 증가한 722건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고, 올해도 1천 건 가량의 새 서비스를 출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저한 '고객 중심' 철학, 혁신을 낳다
AWS는 클라우드 경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지만 스스로 "경쟁보다 고객에 집중하는 기업"이라 부른다.
지난 4월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AWS의 성공요인을 "고객 최우선주의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실험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을 지향하며 운영의 최적화에 몰입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AWS가 선보인 기능과 서비스의 90~ 95%는 고객이 AWS에 필요하다고 요청한 내용을 기반으로 개발되는 등 진정한 고객 중심의 철학을 실천하는 기업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함에 따라 확장성을 높일 수 있고, 규모의 경제에 따라 가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AWS코리아 관계자는 "AWS는 출범 이후 51회나 가격을 인하했는데 이는 경쟁사의 압력에 따른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고객이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혁신으로 발생한 이익을 스스로 돌려주는 기업은 단연코 AWS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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