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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vs카카오, '오픈 API' 불꽃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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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기반 개발자 생태계 확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성상훈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다양한 종류의 API를 개발자들에게 제공해 온 가운데 최근 오픈 API 정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오픈소스 정책을 확대해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시스템의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새로운 B2B 비즈니스 창출의 기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지도, 메신저,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에 응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공개를 확대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분야는 '지도' 관련 서비스다. 양사는 서로 합의라도 했다는 듯이 지도 API 무료 사용량을 대폭 확대했다.

네이버는 웹과 앱 지도 API 무료 사용량을 하루 20만건으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앱 하루 5천건, 웹 하루 10만건 까지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고 상업적 이용 시 별도 제휴 절차가 필요했다.

네이버의 이번 정책 변경으로 국내에서 지도 관련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하는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네이버 지도 API를 무료로 쓸 수 있게 됐다. 지도 API 사용이 하루 20만건을 초과할 정도의 사용량을 가진 기업은 국내에서 7개 정도에 불과하다.

카카오도 이에 질세라 기업 사용자는 웹과 앱 모두 지도 API 무료 사용량을 하루 30만건으로 확대했다. 개인은 하루 20만건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카카오 지도 API를 사실상 완전 무료화 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카카오 지도 API는 다음 개발자 플랫폼에 접속해 바로 이용가능하며 간단한 약도 삽입은 회원가입, API 이용 등록 절차 없이도 지도 서비스내에 '지도 퍼가기' 기능으로 활용 가능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도 API는 중앙응급의료센터, 한국고용정보원 등 공공기관과 여기어때, 직방, 쏘카 등 스타트업은 물론 스타벅스, 이디야, 지마켓 등 다양한 기업들이 비즈니스 영역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의 정책 변화를 통해 향후 라이브러리 용량, 지적편집도 등 기능 개선 여부에 따라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도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맛집 검색 기업 다이닝코드는 이번 정책 변경 이후 실제로 구글 지도에서 네이버 지도로 갈아탔다. 구글 지도API의 경우 웹은 유료, 앱은 무료로 풀고 있어서 다이닝코드처럼 웹 서비스 제공량이 많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면 선택의 폭이 달라질 수 있는 것.

이와 더불어 카카오는 최근 기업과 고객이 1:1로 상당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 메시징 상품 '카카오톡 상담톡'을 내놨다. 상담톡은 기업의 CS센터 상담원이 고객과 카카오톡으로 1:1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채팅 상담 API 상품이다.

기업이 상담톡 API를 활용하면 기업 내 시스템과 연동된 엔터프라이즈급 모바일 상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별도의 채팅상담 플랫폼을 구축하기 쉽지 않은 중소기업이 자사 사이트에 쉽게 콜센터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네이버 역시 '톡톡 API'를 이같은 목적으로 기업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연령층이 낮아질 수록 통화보다 채팅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며 "인공지능 봇을 활용하는 채팅 상담 시스템의 니즈도 생겨나고 있는 만큼 채팅이나 메신저 API는 선호도가 높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오픈 API 정책 목적은?

API란 응용 프로그램에서 운영체제(OS) 등 플랫폼 기능을 호출해 이용하기 위한 일종의 인터페이스다. 이 API를 활용하면 프로그램 개발이 매우 쉬워진다.

네이버는 그동안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하거나 네이버 포털 내 존재하는 카페, 블로그, 캘린더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API를 공개해왔다. 올해는 음성인식이나 음성합성, 머신러닝 번역 등 고차원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 API를 속속 공개했다.

카카오 역시 다음 아이디 로그인, 카페, 블로그 등의 기능을 API로 공개해왔고 최근에도 내비게이션, 카카오톡 푸시알림, 앱로그 분석 등 다양한 API를 공개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주식회사 역시 올해 3월부터 라인계정, 전자상거래, 쇼핑카드, 쿠폰북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대적으로 API 공개하는 정책을 확정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일찍부터 자사를 기준으로 한 개발자 생태계를 확고히 하기 위해 꾸준히 오픈소스 정책을 펼쳐왔다.

간단한 예로 널리 공개된 '구글 맵 API' 를 이용해 구글 맵의 기능만 뽑아서 쓰는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다양성과 편리성이 높은 프로그램을 API로 공개하면 유사 기능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소규모 기업들에게 활용가치가 높다.

API 개념 자체는 새로운 형태는 아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모바일 생태계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업들의 오픈 API 종류는 지난 10년간 약 30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API 공개를 통해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의 시스템이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이는 오픈 이노베이션 효과로 이어진다"며 "금융 분야에서도 핀테크 신생 기업들이 다양한 선도 기업들이 공개한 API를 활발히 활용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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