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최순실 특검법' 도돌이 공방

[윤채나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최순실 특검법'을 다시 상정, 처리 여부를 논의했지만 야당의 특검 추천권을 둘러싼 공방만 재연됐다.

법사위는 전날에 이어 전체회의에 특검법을 상정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당에 특검 추천권을 준 데 반발하면서 의결에 실패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특검법을 법안심사소위로 넘겨 논의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오후 열린 전체회의도 제자리걸음만 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피해자 손에 이끌려 나온 검사는 공정할 수 없다. 피의자가 검사를 선택할 수 없듯 피해자도 검사를 선택할 수 없는 것"이라며 "오늘 특검법이 통과되면 촛불에 밀려 원칙을 저버렸다는 오욕의 법사위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여상규 의원도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은 특검 제도의 본질적 요소인데, 야당이 추천한 특검을 임명케 한 이번 특검법은 특검의 본질적 요소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피해자가 선택한 검사가 가해자를 파헤치면 그게 공정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에서도 정파적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공정하게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특검법을 흠잡을 데 없이 만들기 위해 시간을 더 갖다가 본회의에 직권상정 되면 법사위원들은 국민 앞에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춘석 의원은 "특검법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일정부분 인정하지만, 조문 자체를 하나하나 문제 삼기 시작하면 통과가 어렵다"며 "여당을 포함한 3당이 합의했으니 본회의에 넘겨 전체 국회의원들의 판단을 받아보자"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도 "이 순간을 모든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여야가 합의한 대로 특검법을 법사위에서 통과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방이 이어지자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여야 의원들 간 토론하는 것을 보니 접점이 없다. 회의 진행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물밑에서 조금 더 대화해본 뒤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여기서 결론을 낼지 직권상정 수순으로 갈지 결정하자"고 밝힌 뒤 2시 10분께 정회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