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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色'을 입다…세단도 SUV도 '컬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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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 무채색 벗고 '카키메탈'·'루나그레이' 등 다채로운 컬러 사용

[이영은기자] 지난 22일 신형 그랜저의 공식 출시일. 무대의 메인을 장식한 것은 짙은 에메랄드빛 바탕에 은은한 펄감이 가미된 '카키 메탈' 컬러의 신차였다.

화이트나 블랙, 그레이 등 전통적인 무채색이 아닌 카키 메달 색상의 신형 그랜저는 우아하면서도 한층 젊어진 느낌으로 참석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면서 '세단=무채색'이라는 과거의 공식을 깨고 카키 메탈을 비롯해 루나 그레이, 그랑 블루, 쉐이드 브론즈 등 9가지의 다채로운 컬러를 입힌 신차들을 무대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가 '컬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차를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도구로 인식하는 등 소비자의 니즈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화이트와 블랙, 그레이 등 전통적인 무채색 계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블루와 레드 계열 등 다양한 외장 컬러를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 구매 고객 중 60%는 블랙, 16%는 화이트 컬러, 15%는 판테나 그레이 등 전통적인 무채색 계열의 외장 컬러를 선택했지만, 루나 그레이나 카키 메달, 그랑블루 등 새로운 컬러를 선택한 비중도 5% 정도를 나타냈다.

내장 컬러 역시 블랙모노가 78%로 압도적이었으나, 브라운 투톤(15%)과 베이지 투톤(2%), 인테리어 셀렉션(5%) 등을 선택한 고객도 다수를 차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준대형 시장은 과거와 달리 30~40대 젊은층의 수요 유입이 증가하면서 소비자의 구성과 니즈가 더 넓고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신형 그랜저는 외산차를 선호하는 젊은 취향과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세단부터 SUV까지 "다채로운 컬러로 소비자를 잡아라"

일반적으로 소형차는 화이트, 중형차는 그레이, 대형차의 경우 블랙 컬러의 비중이 가장 높다. 하지만 이같은 고정관념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올해 출시된 중형세단인 르노삼성 SM6와 한국GM 올 뉴 말리부 등의 구매 패턴을 살펴보면 '블루' 등 유채색 선택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SM6의 경우 마이센 블루(4%)가 인기를 누리면서 유채색을 선택한 고객이 10%를 차지했고, 말리부 역시 블루 아이즈 등 유채색 컬리 비중이 24%에 달했다.

세단 시장 뿐만 아니라 SUV 시장에서도 컬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차의 중형SUV 싼타페의 경우 2010년과 비교해 최근 5년간 유채색 비중이 20% 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진한 남색 계열의 '오션뷰' 색상이 인기를 끌면서 전체 판매의 15.7%를 차지하는 등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투싼 역시 블루계통의 애쉬블루(3.5%), 아라블루(2.8%)를 중심으로 유채색 비중이 증가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 업계에서는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컬러 옵션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출시하는 차종에 7~9개의 외장 컬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갖추고 있다. 최근 출시한 신형 그랜저는 9개의 외장 컬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지난해 9월 출시된 신형 아반떼의 경우는 총 11개의 외장 컬러를 갖춰 고객의 선택지를 넓혔다.

대형 세단인 EQ900과 G80의 경우에도 '대형 세단=블랙'의 공식을 깨고 총 7개의 컬러를 선보였다. 올해 판매된 EQ900과 G80은 각각 3.6%와 5.2%가 탠브라운과 코스트 블루 등 유채색 외장을 선택해 변화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아라블루'·'마이센 블루'·'블루 아이즈'…"남들과 다른 色"

다채로운 색감의 계열 컬러를 개발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분주하다. 같은 블루 컬러의 색감이어도 각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과 차량의 콘셉트 등에 맞는 고유한 색감을 찾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같은 블루 컬러의 외장이라고 할지라도 각 브랜드 또는 각 모델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 달리지는 것이다.

올 초 드라마 '태양의 후예' PPL로 유명해진 현대차의 투싼 '아라블루'의 경우 청량한 느낌을 강조한 독특한 푸른색 계열로, 드라마 방영 이후 투싼의 대표 컬러로 떠오르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라블루는 스포티함을 살리면서 과하지 않은 고채도 푸른색으로 바다 물빛을 떠올리게 개발한 것"이라며 "이름 또한 영어가 아닌 바다를 뜻하는 순우리말 '아라'를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의 경우는 올해 시즌 컬러를 입힌 'QM3 스페셜 에디션'으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톡톡튀는 디자인으로 인기를 끈 QM3에 프랑스 칸느의 바다를 닮은 독특한 외장 컬러를 적용해 '칸느 블루 스페셜 에디션'을 한정 판매하는가 하면, 고급감을 가미한 '쇼콜라 브라운', 기존에 없던 레드 컬러인 '소닉 레드' 등으로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감각적이고 스타일을 강조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하면서도, 무채색 계열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입맛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같아 보이는 컬러 속에서도 차별화를 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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